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장에 관광객들이 귀경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10.04. [뉴시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장에 관광객들이 귀경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10.04. [뉴시스]

[일요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장 5일간의 첫 추석 명절이 끝이 났다. '추캉스'(추석+바캉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30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린 제주도는 코로나19 잠복기인 2주 후에 방역 성적표의 등급이 매겨질 전망이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지난 여름 휴가기간 게스트하우스와 온천 등에서 집단감염 사례를 경험한 바 있어 추석 연휴 이후 신규 확진자 발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제주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실상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6일 0시부터 이날까지 8일간 제주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연휴 기간인 지난 2일 제주 59번 확진자가 퇴원하면서 제주도는 112일만에 격리 치료를 받는 환자도 없는 코로나19 청정지역이 됐다. 59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신규 확진자가 없는 것이다.

정부가 추석 연휴기간 모임과 여행 자제를 권고했지만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이 이동 계획을 세웠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제주를 방문한 만큼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적극적인 구상권 청구와 고발 조치를 경고했음에도 제주도 주요 관광지와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 위반 사례도 어렵지 않게 목격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제주공항을 통해 귀경길에 오른 김명석(49·서울)씨는 "다같이 조심했으면 좋았겠지만, 가는 곳마다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거리에 침을 뱉는 사람도 보였다"며 "모두가 조심해야 가끔씩 얻어지는 휴일을 더 값지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광객 박소영(28·여·전남)씨도 "연휴 기간 제주에서 머무는 일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여행이 됐다"면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다른 관광객을 볼 때 불안한 마음이들었고, 우려 섞인 시선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제주도민 양모(37·여)씨는 "연휴 기간 답답한 마음에 야외 관광지를 둘러보면서 방역수칙이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면서 "추석 연휴가 코로나19 확산 계기로 작용하지 않기만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 추석 연휴 방역 성패는 한글날인 오는 9일 이후에야 비로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감염 후 평균 5~7일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국제공항 내에 마련된 워크스루 시설에 방문해 "한글날 연휴에도 입도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글날 연휴기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코로나19 방역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 지사는 "추석연휴기간 타 지역 방문이력이 있는 제주도민과 입도객들이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날 경우 진단검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간 확진자 정보전달 체계에 따른 애로사항이 있다는 워크스루 관계자의 의견에 대해서 원 지사는 “확진자 정보가 지자체간 정보전달 체계 때문에 늦어지지 않고 실시간으로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질병관리청에 집중 건의해 달라”고 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