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해외여행으로 구설수에 오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0.04. [뉴시스]
배우자의 해외여행으로 구설수에 오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0.04. [뉴시스]

 

[일요서울] 국민의힘은 5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수신제가(修身齊家,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다)도 못한다" "내로남불" "특권과 반칙의 문제"라고 비판하며 강 장관의 사과와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재확산 방지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 가족과의 이동과 만남을 자제하고 성묘마저 하지 못한 국민들은 추석 연휴 들려온 소식에 또다시 허탈감과 분노를 느껴야 했다"며 "국민은 강경화 장관의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장관의 배우자는 공직자가 아니지만, 국민 모두가 애써 지키는 정부 지침을 보란 듯 '나는 괜찮다'며 예외규정을 둔다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며 "과거 강 장관은 '사생활이 절대적 권리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방역 조치에 비협조적인 일부의 행태를 비판한 바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 한마디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고통을 분담하는 국민들이 우습지 않다면 강 장관과 정부는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언행을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재정비할 것은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 장관의 경질을 에둘러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강 장관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수신제가를 살피지 못하는 장관들 때문에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깊어간다"고 지적했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이젠 방역도 내로남불"이라며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외교부의 수장은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교부 장관이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입장에서 그 부군이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 정서에 부합하는 것인가"라며 "무슨 긴급한 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요트를 사기 위해서, 호화 여행을 하기 위해 외국에 간다면 권력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판단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도 양해가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함께 출연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경욱 전 의원이 4·15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추석 연휴 미국을 간 것을 지적하자 "민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가 아니다. 일반 국민"이라며 "아무 힘도 없는 일반 국민의 행동에 대해 고위공직자의 부군하고 같은 수준에서 평가한다는 게 웃기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반면 당 내에서 강 장관 배우자가 방역 관점에서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미국에서 격리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격리 기간을 잘 지킨다고 했을 때 이게 크게 방역 관점에서 문제가 될 만한 일인가"라며 "기준 자체를 좀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분(강 장관의 배우자) 같은 경우에는 방역 관점에서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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