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가 전면 금지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경찰 봉쇄돼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검문소 90개소를 설치하고 800여명의 경력을 동원했다. 21개 기동대 등 부대 인력도 배치됐다. 2020.10.03.[뉴시스]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가 전면 금지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경찰 봉쇄돼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검문소 90개소를 설치하고 800여명의 경력을 동원했다. 21개 기동대 등 부대 인력도 배치됐다. 2020.10.03.[뉴시스]

 

[일요서울] 여야는 5일 경찰의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한 광화문 봉쇄 조치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보호 차원"이라고 두둔한 반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경찰 방역국가가 됐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차벽) 봉쇄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의 수단"이라면서 "지난 3년간 청와대 앞 집회가 그치지 않은 날이 없었고, 문재인 정부는 지금껏 어느 목소리도 차단한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위기"라고 차벽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한병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경찰이 꼼꼼히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차벽이 설치됐는데 이런 다양한 방법을 구사해 집회를 막는 게 더 우선이었다"라며 "정치방역이라는 주장이 정치적 주장"이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가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버스 차벽과 유사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명박산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일축했다.

박범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명박산성은 국민을 막은 것이고 문리장성은 바이러스를 막은 것"이라며 "2차 팬데믹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비교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도 "민주공화국은 집회 자유라는 기본권도 있지만 생명권도 있다"며 "사람 자체를 막으려고 한 명박산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황희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박산성은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소고기 수입으로 국민 생명을 위협해 정권 호위 차원에서 만들어진 산성이고, 재인산성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 보호 차원에서 만든 산성"이라며 "명박산성은 국민 생명 위협이고, 재인산성은 국민생명 지킴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명박산성과 코로나 산성 비교'라는 글을 올려 "명박산성은 정권의 위기를 지키려고 했고, 코로나 산성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 했다"며 "명박 산성은 국민의 원성을 샀고, 코로나 산성은 국민이 안심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은 봉쇄 조치를 '정치 방역'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김해 봉하마을 방문에 대해서는 '이중잣대'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대표 시절 차벽을 반대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트위터 글까지 들고 나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부가 뭐가 두려워 막대한 경찰력 버스를 동원해 도시 한복판을 요새화하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간다"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발전은 못할 망정 오히려 퇴보하고 있지 않나"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어쩌다 경찰 방역국가가 됐나.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때 '광화문에 나와 시민과 기탄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는데, 왜 경찰을 앞세워 철통같은 산성을 쌓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당은 집회에 참여하지 않고 찬성도 않지만 국민이 가진 헌법상 권리와 법원이 인정한 권리를 침해하는 건 단호히 비판한다"고 강조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부가 반헌법적 경찰 차벽에 가로막혔다. 대통령은 차벽으로 국민을 막을 게 아니라 국민의 절규를 들으라'는 문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시절 트위터 글을 인용하고 "차벽은 반헌법적"이라고 주장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를 제안했던 김진태 전 의원은 "광화문에 시민들이 없어졌으니 코로나 졸업은 시간 문제겠다"며 "같은 시각 과천 서울대공원은 만차였단다. 코로나가 광화문엔 있고 대공원엔 없다"며 정부의 방역 대책을 비꼬았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코로나 바이스러스가 무슨 잡귀냐, 광화문에 부적처럼 성벽을 쌓으면 바이러스가 물러나나.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장벽을 쌓으려면 놀이동산, 공원 등 인파가 붐비는 곳에 했어야 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선동적인 방역으로 국민들에 왜곡된 방역의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김해 봉하마을 방문을 문제 삼았다.

그는 "국민의 성묘길을 막아놓고 집권당 대표는 천리길 봉하마을을 찾아 정치 성묘를 한다면 전형적인 이중잣대 아니냐"고 비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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