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아내와 잠적, 행방 묘연해 국제적 관심
하태경 "지난해 7월 입국"…21년 만에 최고위급 망명
2011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재외공관장 첫 탈북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문화 행사 참석한 조성길 北 대사대리 [뉴시스]
지난해 3월 이탈리아 문화 행사 참석한 조성길 北 대사대리 [뉴시스]

 

[일요서울] 지난 2018년 11월 로마에서 잠적한 북한의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국내로 입국해 정착한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대사급 인사가 탈북한 것은 1997년 장승길 주이집트 북한 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한 후 21년 만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조 전 대사는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해서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보당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간 정보당국이 민감한 탈북자 입국 문제에 대해서는 한결 같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혀온 만큼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조 전 대사대리는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이탈리아 정부가 문정남 당시 주이탈리아 북한대사를 추방하면서 대사직을 대리했다.
 
북한은 식량지원을 다루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계획(WFP) 본부가 있는 이탈리아를 중요한 대사관으로 여기고 주로 엘리트들만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시는 임기 만료를 앞둔 2018년 11월 아내와 함께 잠적했다. 이후 조 전 대사대리는 미국 등 서방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행방이 묘연했다. 이후 지난해 2월에는 이탈리아 외교부가 조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북한으로 송환된 사실을 공식 확인해 파문이 일었다.

제3국 망명설이 제기됐던 조 전 대사대리가 예상을 깨고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확인되며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은 2011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후 처음 있는 북한 재외공관장의 탈북이다.

앞서 고영환(1991년, 콩고대사관 1등 서기관), 현성일(1996년, 잠비아대사관 3등 서기관), 태영호(2016년, 영국 대사관 공사) 등 북한 외교관이 한국으로 망명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보다는 직급이 높으며, 태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에게 공개적으로 한국행을 권유하기도 했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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