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옥 기자
조동옥 기자

[일요서울|인천 조동옥 기자] 지난 6일 본지 보도(6일자 인천시의회 일부 의원 막말, 비하 발언 시민들 공분)와 관련하여, 필자의 지인인 지적장애 가족 A씨가 찾아 왔다.

A씨는 “딸의 지적장애로 지하방만 골라 이사를 반복하며 살고 있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장애 가족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들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막말, 비하 발언으로 우리의 가슴에 또한번 비수를 꽂고 있다”고 장애가족에 대한 B 시의원의 비하발언에 울분을 삼키며 쓸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필자는 격정 토로하며 쓸쓸하게 돌아가는 A씨의 뒷모습을 보며, 외적 빈곤이라는 불평등 문제로 사회 갈등이 일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곱씹어 보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진중한 배려가 없는 사회지도층인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의 연일 이어지는 저급한 막말, 비하적인 정치 행위로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한 시민으로서, 그리고 언론인으로서 분노에 앞서 부끄럽다.

지방 의원님들, 인천 가까운 쪽방촌을 찾아보셨습니까? 3평 단칸방에서 여름철 폭염 속에서도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선풍기를 양보하고 뻘뻘 땀을 흘리며 밥상을 챙기며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셨습니까! 이들의 외적 빈곤 속의 웃음은 미래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금의 현실은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경제정책 위주의 행정체제가 국민의 삶의 질에 역차별적인 ‘경제의 빈곤’ ‘도덕적 빈곤’의 두 부류가 부닥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의 빈곤, 도덕적 빈곤에는 경제발전에 앞서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의원님들 “가난은 임금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서민의 웃음과 눈물에는 미래의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가난은 죄도 아니고 비도덕적 행위의 산물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부모, 자식, 이웃에게는 풍요로운 부자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주거약자라는 말 대신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풀뿌리 민생의 보루인 지방의원들의 올바른 목소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A씨가 필자와 대화를 끝내고 돌아가면서 읊조리는 한 영화의 명대사입니다. “우리, 사람 되는 거 어렵지만 괴물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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