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다가 영진전문대학교로 입학, 컴퓨터응용기계계열에 재학 중인 김동규, 박관정, 김지우, 오기택, 공창열 학생(왼쪽부터)이 계열 실습실에서 최고를 외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다가 영진전문대학교로 입학, 컴퓨터응용기계계열에 재학 중인 김동규, 박관정, 김지우, 오기택, 공창열 학생(왼쪽부터)이 계열 실습실에서 최고를 외치고 있다.

[일요서울ㅣ대구 김을규 기자] 오는 13일 2021학년도 수시1차 모집 마감을 앞두고 영진전문대학교(총장 최재영)에 올해 입학한 ‘사회적 유턴’이 3명 중 1명꼴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최근 일본 NHN재팬 신입사원 채용에 컴퓨터정보계열 졸업예정자 4명이 합격해 영진전문대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고교 졸업 후 직장에 다니거나 진로를 고민하던 사회인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기 위해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일명 ‘사회적 유(U)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진전문대는 지난해 대비 10.4포인트%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전문성을 높일 각오로 26살 만학도로 영진전문대에 입학했답니다. 특히 기계 분야에서 전문 인재로 성장해 좋은 회사에 취업한 사례를 보고 기계를 전공, 지금 회사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포스코에 입사한 김동완(29)씨 얘기다.

영진전문대 입학지원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고졸 사회적 유턴 입학자는 771명으로 전체 입학자 2631명 가운데 30%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해 사회적 유턴 입학자 568명보다 203명이 늘었다.

최근 3년간 누계 사회적 유턴 입학생은 총 1973명으로 3년간 전체 입학인원 7893명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대학을 다니다 전문대로 유턴한 일명 대학 유턴을 제외한 사회적 유턴이 4명 중 1명꼴인 셈으로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런 현상과 관련, 이대섭 입학지원처장(컴퓨터응용기계계열 교수)은 “우리 대학은 기업맞춤형 주문식교육으로 최근 4년간 평균 취업률이 80.6%로 전국 최고 경쟁력을 달리고 있고, 특히 일부 이공계 학과는 대기업은 물론 일본 소프트뱅크 등 해외 기업에 입도선매되는 분위기를 도출한 결과, 고졸 사회인들이 이를 주목해 영진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대학에 입학한 사회적 유턴 입학자들은 이런바 ‘이공분야’ 학과에 집중되고 있다.

올 입학 현황을 살펴보면 컴퓨터정보계열 84명, 컴퓨터응용기계계열 134명, ICT반도체전자계열 97명, 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에 64명 등 이공계열인 4개 계열에 379명이 사회적 유턴으로 입학했다. 올 대학 전체 사회적 유턴 총 771명의 49%가 이들 이공계열이다.

올해 SK네트웍스서비스에 입사한 김호진(컴퓨터정보계열, 25)씨도 사회적 U턴 케이스.

그는 “특성화고 졸업 후 대구 한 회사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1년 정도 했는데, 전문기술을 좀 더 익히면 좋을 일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군 복무를 마치고 2017년 영진에 입학했다”면서 “영진으로 U턴이 제 삶의 진정한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손을 치켜세웠다.

이 대학은 코로나19로 취업이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워진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신입생으로도 더 많은 사회적U 신입생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NHN재팬으로부터 지난 3일 합격 통보를 받은 영진전문대학교 컴퓨터정보계열 이상곤, 조영범, 박초원, 박현진 학생(왼쪽부터)이 계열 실습실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하트와 짱 : 계열 실습실서 함께 한 모습)
일본 NHN재팬으로부터 지난 3일 합격 통보를 받은 영진전문대학교 컴퓨터정보계열 이상곤, 조영범, 박초원, 박현진 학생(왼쪽부터)이 계열 실습실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하트와 짱 : 계열 실습실서 함께 한 모습)

대구 영진전문대학교(총장 최재영)는 최근 일본 NHN재팬 신입사원 채용에 컴퓨터정보계열 졸업예정자 4명이 합격했다고 8일 밝혔다. 이 대학 NHN재팬 취업 실적으론 최다 성과이다(2016년 3명 합격).

NHN재팬 신입사원 채용은 지난 7월 원격 화상 기업설명회로 시작됐다.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대면 채용이 불가해지자 화상을 통해 회사 사업현황, 인재육성 계획 등을 발표하며 영진의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설명회엔 컴퓨터정보계열 일본 취업반인 프로그래밍 전공, 네트워크 전공 3학년생 78명이 참석했다.

면접 역시 원격 화상으로 진행됐다.

1차 면접에선 전공과 커뮤니케이션 역량 평가, 2차 임원 면접은 인성 등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고, 이달 3일 최종 합격 통보가 났다.

박현진 합격자(25)는 “한국 기업이 투자한 일본 IT기업에 한국인으로 일하면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아 지원했다”면서 “코로나로 취업 환경이 예년 같지는 않지만, 대학의 잘 갖춰진 일본 취업 프로세스를 믿으며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울산 인문고 출신으로 합격한 이상곤 학생(23)은 “NHN재팬 기업설명회를 듣고 매력적인 회사이자 엔지니어로 성장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 하지만 막상 합격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합격해 너무 기쁘다. 입사하면 글로벌 IT전문가로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라고 했다.

조영범 합격자(24)는 “합격 통보를 받고 정말 합격한 것이 맞는지 저 자신을 의심했다”면서 “학업과 병행해 리눅스 서버 관련 공부를 한 게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합격자 중 홍일점인 박초원 학생(21)은 "일본 교세라 자회사인 KCME에도 합격해 어떤 회사로 취업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NHN재팬 인사부서 관계자는 “비자 발급이 보류되고 있었지만, 영진 출신 졸업생이 일본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영진 출신이라면 믿고 채용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면접한 결과 IT전반의 신기술에 대한 도전정신과 의욕이 높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뛰어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채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컴퓨터정보계열은 10월 현재 NHN재팬 4명을 비롯해 라쿠텐 2명, NTT Data-Getronics와 라이풀(LIFULL) 각 1명, 테크노프로(TechnoPro)와 KCME에 각 3명, Ascend 4명, NMS 3명 등 일본취업반 78명 중 21명이 합격한 상태다.

또 올 2월 졸업하고 일본 기업 입사를 대기 중인 졸업생 가운데 다수는 국내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2013년 설립된 NHN재팬은 도쿄도(都)에 본사를 두고 NHN그룹 전체의 IT인프라 서비스 지원, 일본 내 클라우드 사업(Toast), 일본 내 NHN 그룹사와 협업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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