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주요 대학병원장들이 8일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에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의 국가고시 응시를 허락해달라’고 요청하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장을 비롯해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국립대학병원협회장), 윤동섭 연세대학교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학교의료원장(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장)이 참여했다. 

김 의료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시점에서 당장 2천700여 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한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된다”며 우려의 말을 전했다. 

이어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달라”고 말했다. 

김 의료원장은 “국시를 치르지 못해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면 심각한 의료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의대생들의 국시를 재응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들 병원장은 발표 후 별다른 질의응답 없이 기자회견을 마쳤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의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 촉구에도 불구하고 권익위는 “국민 공감 없이는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민의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사태 해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주요 병원장들이 공식 석상에서 ‘의대생 국시 허용’과 관련해 대국민 호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병원장들이 의대생들을 대신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여론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앞서 정부가 ‘의사 국시 일정과 접수기한’에 유예를 줬음에도 의대생들이 자발적으로 시험을 거부한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직접적인 사과나 움직임은 없다는 점도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추가 시험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한편, 의사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은 전체 3172명 중 2726명이다. 응시대상자의 14%인 446명의 인원은 지난달 8일부터 시험을 시작해 오는 11월 20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