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메릴랜드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로 복귀했다.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단 엿새 만의 공식적인 복귀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과 더불어 현재 백악관 주요 인사 중 최소 15명의 확진 판정이 이어지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여간 괴롭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CNN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미 전역 성인 남녀 1,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57%, 트럼프 대통령 41%로 격차가 약 16%p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 자릿수까지 따라붙었던 지지율 격차가 1주 만에 두 자릿수로 벌어진 것이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나타난 65세 이상 고연령층 유권자들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 이탈현상은 조기 복귀를 더욱 가속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65세 이상 고연령층의 경우, 애국심과 충성도가 높은 유권자 계층으로 전통적으로는 공화당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핵심 지지층인 샘이다. 

이 계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9%로 60%의 지지율을 보인 바이든 후보 대비 약 21%p 뒤처진 것이다. 같은 날 발표한 NBC, 월스트리트 저널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후보 62%, 트럼프 대통령 35%로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1차 TV 토론과 트럼프 대통령 확진 판정 이후 진행되었기 때문에 유권자의 표심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는 비상불이 켜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론조사의 추이와 65세 이상 고연령층의 표심 변화를 근거로 대선 판세가 기울어졌다고 보고 있다. 또 만약 고 연령층에서 15%이상 격차가 지속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하고 있다. 

더욱이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 제시 없이 우편투표에 대한 부정적 언행과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감염수칙 미준수에 따른 확진 판정은 유권자들의 실망감을 키워 지지이탈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후 기분이 좋고, 15일로 예정된 2차 TV토론을 고대하고 있다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 측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TV 토론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혀 토론이 예정대로 열릴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 달 남은 대선. 코로나19 확정 판정이 미국 대선의 결과를 미리 예측해 버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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