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한 3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큰 불이 발생, 9일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09.[뉴시스]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한 33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큰 불이 발생, 9일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09.[뉴시스]

[일요서울] 소방대원과 주민들의 신속하고 침착한 대처로 참사로 이어질뻔한 울산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가 큰 피해를 면했다.

화재 발생 직후 소방서의 신속한 대응과 주민들의 협조로 신생아와 노인 등을 차례로 대피시키면서 단순 연기흡입 환자외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울산소방본부는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에 있던 주민 77명을 구조하고, 단순 연기흡입 및 찰과상을 입은 주민 88명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불이 난 주상복합건물은 지하 2층, 지상 33층 규모(높이 113m)로 127가구와 상가가 입주해 있다.

강풍으로 불이 삽시간에 33층 전층으로 번진 위기상황이었다.화재 당시 수백명이 건물 안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 연기가 퍼지자 주민들은 일사불란하게 화재 발생을 알렸다. 비상벨과 안내방송은 제때 안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본부는 화재발생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피난층(28층)과 옥상 등지로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알렸고, 3시간 만에 이들을 모두 구조했다.

아파트 주민 이승진씨는 "내가 옥상으로 올라가 보고, 안전한 곳을 찾아서 비상계단에 있는 분들을 데리고 옥상 쪽으로 유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대피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주민들이 위기 상황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먼저 대피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침착하게 피난층인 28층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소방대원들의 신속한 구조 노력이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어느 주민은 "밤새 고생한 소방대원들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전날 밤 11시7분께 화재가 발생한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의 큰 불길은 잡힌 상태다. 하지만 강한 바람 탓에 건물 사이사이에서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소방당국은 소방 410명, 기타인력 74명 등 484명과 장비 60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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