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칠곡 김을규 기자] 칠곡군으로 날라온 해외 6.25참전용사의 한글 손편지가 화제를 모은다.

한글날을 앞두고 멜레세 테세마(Melese Tessema·90) 에티오피아 6.25참전용사회장은 칠곡군의 에티오피아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마스크, 손소독제 등의 방역 물품 지원에 대해 삐뚤삐뚤하게 쓴 한글 편지를 보냈다.

에티오피아는 암하라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가 한글로 편지를 작성한 것은 수차례 한국방문을 통해 고령의 어르신들을 비롯한 일부의 한국인들이 영어 사용에 익숙하지 못한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멜레세 테세마 회장은 먼저 영문으로 감사 편지를 작성하고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자원봉사자에게 한글로 번역해 줄 것을 요청했고, 번역된 글을 전달받은 멜레세 테세마 회장은 마치 그림 그리 듯 한자 한자 정성껏 편지를 써내려 갔다.

그는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조국입니다.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움을 주신 백선기 칠곡군수님, 칠곡군민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며 감사 편지를 작성했다.

그의 손편지는 SNS를 통해 지난 8일 칠곡군에 전달됐다.

한글 편지를 작성한 소감에 대해 “뜻은 모르지만 한글의 모양이 규칙적이고 체계적이라 따라 쓰기에 어렵지 않다”며 “한국만큼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백선기 군수는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로 작성된 글을 받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 삐뚤삐뚤한 글씨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진심이 담겨 있다”며 “앞으로도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모든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칠곡군은 지난 4월 6·25 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용사 6037명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6037장의 마스크를 마련하는 ‘6037 캠페인’에 나섰으며, 3만장을 모아 지난 6월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에 전달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