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친구들’ 모아 ‘큰 꿈’ 잰걸음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가 25년 만에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에게 직을 내준 이후 조용하게 보내고 있다.

당초 자신과 가까운 국회의원들과 ‘동행’이라는 친목 모임을 결성하려했으나 아직 지지부진이다. 친강 의원으로 김성조, 권영세, 이종구, 이명규, 정진섭, 나경원 의원 등이다. 언론과의 접촉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단지 분당 정자동에 개인 사무실을 열고 자택과 집을 오가며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강 전 대표가 차기 대권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 전 대표는 일단 개인 사무실에 출근하며 9월 전후로 재단법인 연구소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정당 사상 강 전 대표가 경선과 대선 그리고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이어 총선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자평하고 있다”며 “이 점에 대해 국민들과 대의원들로부터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게 소신”이라고 전했다.

친박 친이 갈등 속에서 편향되지 않고 소신 있게 중립을 지켜왔다는 주장이다. 또한 그는 “지난 총선에서 불거진 공천 책임을 지고 지역구인 대구 서을을 포기한 것은 깨끗한 정치의 전형”이라며 “양초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태우는 심정으로 살신성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전 대표 측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당선된 홍사덕 의원이 ‘당선이 어려워 포기했다’는 주장관련 논리적이지 못한 발언이라고 불쾌감도 표출했다.

이에 강 전 대표는 ‘강재섭과 미래를 여는 친구들’(이하 강친구) 팬클럽을 통해 물밑 행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지부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는 강친구 팬클럽과 산행을 통해 전국적인 조직화를 꾀하고 있다. 강 전 대표의 측근은 “강친구를 통해 회원수를 늘리고 대표의 단점인 비대중적인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강 전 대표 진영에서 흘러나왔던 ‘8만 강프랜즈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차기 대선 행보를 위한 풀뿌리 조직인 셈이다.

또한 언론과 여의도 정치에서 멀어지는 것과 관련 너무 오래 쉴 수 없다는 게 강 전 대표 진영의 사고다.

강 전 대표 측근은 “정치인은 배지가 있고 없고 큰 차이가 있다.

초선이건 다선이건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인 여의도에서 멀어지면 국민들에게 잊혀 지게 돼 있다”며 “죄를 짓고 칩거하는 것도 아닌 이상 연말에 정치일선에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정치에 복귀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집권 2기 총리설이 나돌고 있는 강 전 대표,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정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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