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코호트 격리 조치 되는 등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 접수를 하고 있다. 2020.10.14. [뉴시스]
부산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코호트 격리 조치 되는 등 신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 접수를 하고 있다. 2020.10.14. [뉴시스]

[일요서울]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하고 세 자릿수 확진자 증가도 요양병원 집단감염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는 정부가 연휴 여파 한계선을 다음주까지로 지목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평균 5~7일, 최장 2주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성상 추석에 이어 한글날 연휴 이후 2주가 되는 다음주까지는 얼마든지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 확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최근 국내 발생 확진 환자 추이를 하강 추세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며 오히려 1단계 조정에 따라 인구 이동과 접촉이 늘어날 수 있는 다음주까지 감염 전파 차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110명이다.

10월 들어 두번째 세 자릿수 신규 확진 규모지만 정부는 이런 양상을 일시적인 증가로 보고 있다.

전날 확진자 수 증가는 13일 종사자가 처음 확진된 이후 전수 검사 과정에서 환자 42명과 종사자 4명, 간병인 6명 등 52명이 한꺼번에 확진된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 영향이 컸다. 실제 전날 확진자 110명 중 절반인 55명이 부산에서 확인됐고 국내 발생 사례 95명 중엔 절반이 넘는 54명이 부산에 집중됐다.

앞서 10월 중 세자릿수 확진자가 확인됐던 7일에도 경기 의정부시 마스터플러스병원 관련해서 26명이 포함되는 등 다수 확진자가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오늘(15일) 같은 경우는 부산 요양병원 1곳에서 5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국내 확진자 발생 양상이 커졌다"면서도 "(확진자 발생) 추세선을 전체적으로 보면 대규모 확산 추세가 관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 점차 하강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역사회 추가 전파 우려가 있는 국내 발생 사례를 중심으로 보면 신규 확진자 수는 물론 감염재생산지수(R0), 감염경로 미분류 비율 등 주요 위험도 평가 지표가 하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규모 인구 이동과 사람 간 접촉으로 감염 확산 우려가 컸던 추석 연휴(9월30일~10월4일) 이후 국내 발생 확진자 수를 5일 통계가 반영된 6일 기준으로 보면 66명→94명→60명→38명→61명→46명→69명→69명→53명→95명 등이다. 병원과 요양병원 확진자가 급증한 이틀(94명, 95명)을 제외하면 확진자 수가 60명대 이하로 집계되고 있다.

2주간 감염경로 미분류 비율도 8월 말 20%를 넘어선 이후 9월19일 통계 이래 가장 높은 28.1%를 기록했지만, 9월30일 19%로 감소한 이후 10% 후반대를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감염자 1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의 수를 말하는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 9일 기준 0.87로 떨어졌다. 이 수치가 1 이하이면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 감염 건수가 줄어 유행이 사그라들며, 1이면 현 상태가 유지된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방역 관리 상황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는 정부도 다음주까지는 긴장하면서 추세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다만 손 전략기획반장은 "부산 요양병원 사례처럼 감염을 빨리 찾아내거나 나중에 뒤늦게 발견되느냐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 전파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다음주까지 긴장하면서 추세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왜 다음주일까.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0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요양병원 집단감염 영향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 확진자가 56명으로 수도권 확진자 39명보다 많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뉴시스]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0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요양병원 집단감염 영향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 확진자가 56명으로 수도권 확진자 39명보다 많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뉴시스]

통상 코로나19 평균 잠복기는 평균 5~7일, 최장 14일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10월4일)로부터 2주가 지나는 시점은 이번주 일요일인 18일까지다. 하지만 한글날(10월9일)부터 주말까지 이어진 3일간의 연휴로부터는 이제 평균 잠복기에 진입했으며 다음 주말인 25일은 돼야 2주가 지난다.

특히 증상 발생 이틀 전부터 전파가 가능하고 증상 발생 전후로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특성상 한글날 연휴 노출 위험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감염 위험도는 낮아졌지만 추석 연휴 이후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를 보면 진단검사와 접촉자 조사 등이 조금만 늦어져도 대규모 확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추석 연휴 이후 지난 15일까지 방역당국에 보고된 국내 집단발생 사례는 총 16건이며 3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가족·지인모임 관련 8건(130명) ▲다중이용시설 관련 3건(34명) ▲의료기관 관련 2건(114명) ▲군부대 2건(43명) ▲기타 1건(7명) 등이다.

연휴 기간 집단감염 사례 확산 방지 외에도 빠른 감염 발견은 감염 확산 방지에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증상일과 진단일이 멀어질수록 감염 확산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의정부시 마스터플러스병원 관련 지표환자의 증상일은 이달 3일이었지만 진단일은 이보다 3일 늦은 6일이었다. 증상 발현 이후 진단까지 3일이 늦어지면서 관련 누적 확진자는 61명으로 증가했다.

대전 유성구 일가족 명절 모임 관련 집단감염 사례의 경우 지표환자의 증상 시작일은 이달 1일이었지만, 9일 후인 10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9일간 가족과 어린이집에서 총 1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 정부는 역학조사 중인 부산 해뜨락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의 경우 감염이 이미 확산된 상태에서 발견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추석 연휴 발생한 집단감염의 확산을 막는 데에 있어 이번주가 고비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오르내리고 있지만 하향세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확진자 접촉 후 증상이 나타나 검사까지 2~3일,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4~5일 걸리면 실제 추석 때 노출된 이후 최종 확진까지 열흘까지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전국에서 거리 두기 1단계가 시행 중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교수는 "추석 연휴 여파뿐 아니라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낮아지면서 활발한 활동이 전개돼 감염 전파 위험이 커졌다"며 "검사 건수 증가 등 적극적인 검사, 방역당국의 선제적인 감염 차단만이 감염 확대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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