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산 영업망, 공격적 확장… 전 세계 제조업체 생산·품질역량 향상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 이유로 완화된 규제와 유연한 노동시장, 해외 매출처 다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무궁한 성장 기회 발전 가능성과 저임금 구조와 활용, 기술의 발달로 인한 통신 및 물류비용 감소 등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부담이 적어졌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 고객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 시장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러시아에 엔진공장 설립·수주 경쟁력 높여… 유럽 공략 교두보 확보

美 세계 3위 방산업체와 1억 달러 계약 체결… 함포 모듈 대거 수출

현대위아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자동차부품, 공작기계, 방위산업 분야에서 첨단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주요 사업은 자동차 부품사업군과 기계사업군으로 자동차 부품사업군은 엔진사업, 모듈사업, 일반부품사업(4WD부품, 등속조인트 등), 소재사업(단조, 주물)으로 구성돼 있다. 엔진사업의 경우 국내 및 중국 산둥·멕시코 공장에서 연산 200만 대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로 승용차 및 SUV 엔진 제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전 세계 완성차 업체에 최상의 품질과 성능을 갖춘 혁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 자동차 부품의 기초 소재부터 엔진과 모듈 등속조인트 등의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차량용 열관리 시스템과 수소전기차의 주요 부품인 공기압축기 등을 개발하며 미래 자동차 시장 트렌드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초정밀 공작기계와 스마트팩토리, 협동로봇을 통해 전 세계 제조업체의 생산 및 품질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대위아측은 “전폭적인 R&D 투자와 글로벌 생산 영업망의 공격적인 확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도전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유럽 시장 진출 가속화
규제 완화 등 혜택

현대위아는 올해 1월 말 유럽과 북미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7021억 원 규모의 자동차 부품인 ‘등속조인트(C.V.Joint)’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루며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앞서 등속조인트는 자동차의 엔진·변속기에서 나온 구동력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핵심부품이다. 현대위아가 유럽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와 대규모 자동차부품 공급을 확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대위아는 1988년 이후 30년 넘게 등속조인트를 양산하며 생산·품질 기술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에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 최초로 등속조인트 누적 생산 1억 개를 돌파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현재는 연 1000만개 이상의 등속조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이 지난 7월 러시아 제 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자동차 엔진 생산 공장을 세우며 유럽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앞서 현대위아는 중국 산둥성 공장에서 생산한 엔진을 러시아와 유럽 지역으로 수출했지만, 관세와 물류비 절감으로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생산 라인 일부를 러시아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는 러시아 정부의 기업투자 촉진제도(SPIC)가 보탬이 됐다. 러시아는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이 현지 생산 비율을 맞출 경우 부품 수입 관세 인하, 규제 완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위아의 유럽 내 첫 자동차부품 생산기지가 될 러시아 엔진공장은 13만2000㎡ 크기의 부지에 들어서며 내년 10월 연 24만대의 승용차 엔진을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은 우선 1600cc 가솔린 엔진을 생산하고 생산 규모도 러시아 및 유럽 시장 상황에 따라 연 30만대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이번 엔진 공장 신설로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2011년부터 가동 중인 자동차 생산 공장의 ‘심장 부품’을 현지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승훈 현대위아 상무는 “최고 수준의 엔진을 생산해 러시아는 물론 유럽 시장에서 현대위아의 높은 기술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위아는 러시아법인을 교두보로 삼아 유럽 완성차 시장에서 자동차 부품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함포 부품 공급 계약
기술력·절충교역 시너지 효과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던 현대위아가 미국 시장 문도 두드리며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에 속도를 올렸다. 지난 8월 현대위아는 미국의 글로벌 방위산업체 ‘BAE시스템즈’와 10년 간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함포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2년부터 10년간 5인치 함포의 트러니언 지지대 및 레버 등 최대 106종의 함포 부품을 BAE에 납품하게 된다. BAE는 전투용 장갑차·함포 등을 개발하는 세계 3위 규모의 방산업체다.

현대위아의 이번 수주는 앞서 방위산업청이 지난 2018년 절충교역 혁신 방안에 따라 도입한 ‘가치축적 제도’가 발판이 됐다. 가치축적 제도는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의 협력 실적을 모아뒀다 향후 절충교역에 활용하는 제도다. 오랜 기간 직접 함포를 만들며 쌓은 기술력과 절충교역이 만나 현대위아가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위아는 해군의 주력 함포인 5인치 함포와 76㎜ 함포를 자체 기술로 제작 중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대규모 절충교역으로 함포 모듈을 대거 수출하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며 “BAE 시스템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 향후에도 방위산업 수출을 꾸준히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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