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선택 발언, 라임·옵티머스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지난 7일부터 시작된 21대 첫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향해가고 있다. 여야는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공방을 이어 가는 분위기다. 국감은 지난 1년간의 행정부 전반의 활동을 입법부가 감시하고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야당은 이수혁 주미대사의 동맹 선택 발언과 라임·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과 관련한 의혹 등을 두고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한 주간 화제가 된 국감 주요 이슈를 알아봤다. 

-野 ‘공세’ vs 與 ‘방어’

이수혁 [뉴시스]
이수혁 [뉴시스]

 

◆외통위-주미대사 “70년 전 미국 선택했다고 앞으로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12일 “70년 전에 한국이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의 주미대사관에 대한 화상 국정감사에서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한다. 그래야만 한미동맹이 굳건할 수 있다”며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 동맹을 맺었다는 이유로 그것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다. 미국(과의) 동맹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이 대사가 지난 6월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 미 국무부가 논평을 내놓은 것에 대한 해명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이 대사는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뉴시스]
옵티머스 [뉴시스]

 

◆정무위-옵티머스 사기, 공방 지속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번진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이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국감에 출석한 남동발전,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권력형 게이트(의혹 사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여당은 “단순 사기사건”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동발전이 옵티머스와 추진하던 태국 바이오매스발전 사업과 관련해 “옵티머스 문건에서 나온 것과 같은 일이 옵티머스와 남동발전 사이에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해당 사업이 정보를 입수하고 35일 만에 적격 심사를 받을 때까지의 과정을 보면 통상 남동발전의 사업 개발 과정과 다르다”며 “사업을 제안 받은 뒤 태국 현지 실사 등의 사실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해당 사업과 관련해 옵티머스 문건에 나온 누구로부터 이 사건의 추천·부탁·지시 등의 전화나 면담을 한 사실이 있느냐”며 유향열 남동발전 사장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사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옵티머스나 NH 관련 관계자와 대화하거나 통화를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도 “한전은 NH증권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사내복지기금 10억 원을 떼일 판이고, 남동발전은 5100억 원이나 투자사기 집단에 농락당할 뻔했다”며 “당할 뻔했지만 아직 안 당했다고 하는데 그게 자랑인가. 특검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옵티머스는 단순 사기 사건으로 본다”며 “이것을 권력형 게이트로 몰고 가려는 정치적 공세가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국난 극복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정쟁으로 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 사장도 “언론 보도를 보면 투자 심의를 마친 최종 결정처럼 보도가 됐다”며 “사실은 초기 단계 다음, 타당성 조사 용역을 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적합 판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선정회의에서 자체 담당부서가 검토한 내용을 심의한다. 심의 내용은 외부 전문 용역기관에 용역을 줄 것인가 아닌가,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회의”라며 “다음 단계인 외부 타당성 조사 용역으로 넘어가기 위한 하나의 심의 단계”라고 말했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자산운용사가 부실 운용을 숨기고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은 뒤 대부업체와 부실기업에 투자해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추정되는 피해액은 라임이 1조6000억 원, 옵티머스는 5000억 원에 이른다.
남동발전은 최근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와 지난 3월 해외 발전사업 투자를 논의한 뒤 약 2주 만에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개입했다는 의심도 있었다. 앞서 이 같은 내용은 검찰이 확보한 옵티머스 내부 문건인 ‘펀드 하자 치유 관련’에 담긴 것으로 보도됐다.

추미애 [뉴시스]
추미애 [뉴시스]

 

◆법사위-추미애 “野, 이번엔 장편소설 쓰려고 하나” 또 발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12일 아들의 군 시절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소설이 소설로 끝나는 게 아니고 장편소설을 쓰려고 한다”며 “언론이 가세하고 야당이 증폭한 아홉 달간의 전말을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지난 7월 법사위에서 마이크가 꺼진 줄 모르고 야당 의원 발언에 “소설 쓰시네”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지난 7월 서울동부지검이 불기소 결론을 내 대검에 보고했는데, 대검에서 일단 미뤄 달라고 했다’는 기사를 언급하자 추 장관은 “당시 복기를 해 보면 7월2일 검언유착 사건 관련해서 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를 한 바 있다. 상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유죄다, 무죄다 해석은 검사가 알아서 하겠지만 장관이 국회에 와서 한 거짓말은 검사가 참말로 바꿔줄 수 없다”며 “도대체 얼마나 강심장을, 뻔뻔한 얼굴을 가지고 있느냐. 9월 한 달 간 한 거짓말이 27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27번이나 윽박질렀죠”라고 응수했다. 

윤 의원이 “권력 있고 힘이 있어 덮어준다고 해서 거짓이 사실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의혹을) 덮어 달라고 한 바 없다. 무엇을 조작하고 덮었다는 건지 근거를 가지고 말해 달라”고 답변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추 장관의 답변 태도를 두고 “어떻게 문제 제기를 안 하겠느냐”고 말했다. 윤호중 위원장이 “피감기관장은 모든 질문에 굽신굽신해야 하느냐. 감사위원들이 호통치는 것을 도와 달라는 것이냐”고 야당 의원들을 지적하자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이게 호통당한 것이지 호통을 친 것이냐”며 항의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주장과 추 장관의 설명을 듣고 판단은 국민들이 하는 것이다”라며 “27번 거짓말했다느니 모욕을 주지 말고 반박을 하라”고 추 장관을 거들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법사위가 시끄러운 데인 것은 알았지만 신상털이, 흠집내기로 점철될 거라 상상 못했다”며 “요새 나오는 말로 ‘극혐’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저는 하루하루 법사위 회의를 할 때마다 속을 다스리느라 힘이 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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