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현대빌딩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강연장. 특히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마포포럼을 대표하는 김무성 전 대표와 당을 이끌고 있는 김 위원장이 만났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 전 대표의 부산시장 차출론과 김종인 대망론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보수정당의 재집권을 주제로 강연한 뒤 당 운영, 좌클릭 행보에 대한 견해, 김종인 대망론 등 다양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특강을 계기로 김 위원장은 이 아닌 킹메이커에 나서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고, 김 전 대표도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김종인-김무성연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두 사람 간에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 들여다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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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김(兩金), 보수 재집권 숙명, ‘킹메이커피력 
- 마포회동 김종인 대권 긋고 보수재집권 밀알론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과 김무성 전 대표 관계를 정리할 때 정치권에서는 악연이라는 표현을 쓴다. 김 위원장과 김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당 대표 자격으로 총선을 치르면서 맞섰기 때문이다.

김종인-김무성 악연, 김종인 견제 목소리도

실제 20대 총선 당시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표를 향해 그 사람은 경제민주화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무얼 하는 것이냐 하면, 사실은 이 경제 세력으로부터 정치 세력을 독립시키자는 이야기라며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항상 경제 세력에 따라 다니는 정당이기에 지난 대선 때 대통령 후보가 약속했음에도 아직까지 경제민주화를 전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무성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는 세금폭탄 전도사이자 국민연금 파괴자란 사실을 널리 알려야 한다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포퓰리즘 공약을 내놓으면서 세금 2~3%만 높이면 된다고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세금 핵폭탄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노선 차이로 박근혜 당시 후보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김 전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는 등 악연이 이어졌다.

악연은 계속되고 있다는 해석이 불거졌던 바다. 김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회 취임 후 당 안팎의 인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김 전 대표를 비롯한 중진의원들과 접점이 없자 킹메이커를 자처한 김 전 대표를 견제한다는 해석이 나왔던 것. 이 때문에 차기 대선 킹 메이커를 자처한 김 전 대표가 20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후 강석호김성태김학용 전 의원 등을 중심으로 만든 마포포럼과 김 위원장의 행보가 비교선상에 오르며 서로가 각자 킹 메이커에 나서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 김종인 대망론이 흘러나오면서 마포포럼 내에서도 김 위원장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김종인 대망론을 두고는 마포포럼 회원들 간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마포포럼 일부 인사들은 김 위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마포포럼 비공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대망론과 관련, “초선의원 등 자신에게 우호적인 세력을 만들고 있어, 대선 행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인사도 대선에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단정짓기도 했다. 나아가 마포포럼 강연자로 나섰던 한 인사도 김 위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때문에 마포포럼 내에서는 김종인 대망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무성 대망론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도 했다.

반대로 일부인사는 당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종인 대선 출마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김 위원장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마포포럼 내에서도 김 위원장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던 셈이다.

마포포럼 회동 후, 힘 합치는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8일 김 전 대표가 이끄는 서울 마포구의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이뤄진 두 사람 간의 만남은 보수 야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며 귀추가 주목됐다. 특히 이 특강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김 전 의원의 연대가 본격화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특강에서는 김종인 대망론은 물론 당 운영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의 대망론에 대해 “80이 넘는 노인이 무슨 대권에 대한 생각을 하겠느냐애국적인 마음과 보수 재집권이 숙명이란 마음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이어 문재인 정부는 경제·외교·안보분야에 업적이 없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권의 실정이 드러나지 않고 가려져 있고, 일반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믿을 곳은 정부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정부, 대통령의 지지도가 어느정도 수준을 유지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리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왜 안오를까 생각해보면 파괴적 혁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을 중심으로 좌클릭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그렇게 해선 안된다.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고, “국민의힘 의원들 전투력이 약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또 시대변화에 따라 정치는 변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다가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선전해야 대권에 희망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또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관련, “현역 의원이 나가면 국회의원 선거를 새로 해야 하니, 새로운 인물이 나오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천을 잘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전 대표 등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공감했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은 또 김무성 부산시장 차출에 대해 내가 보기엔 김 전 의원이 부산시장 나가려고 하겠나. 그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런 욕심을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김 전 대표는 대선이 중요하다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 2선에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킹메이커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물론 마포포럼 내에서도 김종인-김무성 연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두 사람 간의 만남을 통해 중도층 흡수 등 외연 확대에 대해 공감하는 등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공정경제 3법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서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 행보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사라졌다특히 김 위원장이 대선 출마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면서 두 사람 간의 연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보수재집권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임기가 내년 4월인 만큼, 김 위원장이 임기를 마친 뒤 부산시장과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김 전 대표가 당권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조경태, 윤영석 의원 등이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태이며, 국회부의장을 고사한 정진석 의원도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흔들리는 김종인, 중도사퇴설까지 나와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가운데 김 위원장이 임기를 채울 수 있을 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임명을 철회하고, 김상훈 의원을 경선준비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이대로 가다가는 대선에서 진다”, “이러다가 비대위를 더 끌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등 작심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내 이해충돌에 이어 지지부진한 재보선 후보군 발굴,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등을 이유로 김 위원장이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사퇴설에 대해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우리가 모실 때 내년 재보궐 선거 때까지 비대위를 하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이야기한 대로 아마 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위원장 생각에) ‘내가 비대위원장을 하는 것이 더 당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든지 내 뜻을 펼 수 없다든지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산서울시장 후보군으로 현역 의원보다는 원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로 인해 현역의원들의 불만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져, 김 위원장을 계속 흔들 경우 스스로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의 과거 행보를 봤을 때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면서 비대위원장을 그만두더라도 조용히 그만두지 않고 당을 비판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럴 경우 비대위는 허송세월만 보내게 돼, 서울시장-부산시장 선거는 물론 대선까지 패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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