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거리 골목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서촌거리 골목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서촌거리 골목 한 켠에 포토스팟 [사진=신수정 기자]
서촌거리 골목 한 켠에 포토스팟 [사진=신수정 기자]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서울에는 다양한 명소‧장인, 독특한 지역 상권 등이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상권을 만들고, 지역 특색을 가꿔 온 가게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하나둘씩 문을 닫는 추세다. 역사적 배경이 있는 공간과 이를 지켜 온 인물들이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지역을 떠나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서울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명소‧인물, 그리고 각 지역의 전문가와 독특한 지역 상권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일곱 번째로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위치한 ‘서촌거리’를 찾았다.

북촌 한옥마을과 인사동 뒷골목을 연상케 하는 서촌거리. 아직까지 곳곳에 한옥 형태를 보존하고 있는 집들이 보인다. 이곳은 세련된 상가들이 들어와도 특유의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을 잃지 않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특히 밤에 이곳을 찾으면 조용히 찾아오는 밤하늘 사이 빛나는 별처럼 조용하고 어둑한 골목 사이로 환한 가로등 불빛과 한옥이 어우러져 따뜻한 빛을 내뿜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낮에 보는 풍경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서촌거리의 야경은 서울 사람들에게도 새롭게 다가온다. 지난 15일, 색다른 서울의 야경지 중 하나인 서촌거리를 일요서울이 직접 발걸음 했다. 

서촌 대오서점 전경 [사진=신수정 기자]
서촌 대오서점 전경 [사진=신수정 기자]
시민 한 명이 대오서점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시민 한 명이 대오서점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대오서점 판매 엽서 [사진=신수정 기자]
대오서점 판매 엽서 [사진=신수정 기자]

IU 책갈피 촬영지 ‘대오서점’ 

‘대오서점’은 서촌하면 떠오르는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은 아이유(IU)의 리메이크 앨범 책갈피 앨범 커버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회자될 만큼 유명한 곳이지만, 서촌하면 빼먹을 수 없는 명소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대오서점을 지나던 사람들이 가게 앞에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대오서점 앞에서 한참 얘기를 나누던 20대 커플이 수줍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7길에 위치한 대오서점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다. 특히 가게 앞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골동품들과 대오서점 입구와 내부를 가득 메운 오래된 책들, 대오서점의 기록을 담은 엽서들은 대오서점이 얼마나 이곳을 오래 지키고 있었는지를 몸소 보여주는 증거물들이다. 무려 1951년에 개점한 헌책방으로 69년째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대오서점이라는 이름은 조대식, 권오남 부부의 이름 한 글자씩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한옥의 창고를 개조해 만든 헌책방이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창고 밖 한옥 내부에도 책장을 두고 책을 진열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책방은 2010년대까지 운영됐지만, 2016년부터는 헌책방의 외관을 유지한 채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내부에는 약 70년의 세월이 느껴지는 색바랜 벽지부터 먼지가 쌓인 오래된 책들, 촌스러운 명찰이 박음질 돼 있는 70년대 교복 등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오래된 과거를 느껴볼 수 있는 공간들은 현세대에게 부모님의 시간을 살아보는 것 같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다녀오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시대의 선물이다. 선물은 찾아 나서는 시민들에 서울 서촌의 대오서점을 추천한다. 

서촌거리 한옥집 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서촌거리 한옥집 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서촌거리 골목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서촌거리 골목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한옥과 야경의 조화...고즈넉한 어둠

인근에 음식점·카페·소품 가게 등 상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한옥의 외형을 유지하는 상가들이 있다. 한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서촌의 주택가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서촌거리는 북촌의 한옥마을과 인사동의 뒷골목을 합쳐놓은 듯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는 해가 저물고 난 저녁에 더 돋보이는 풍경이 된다. 맑은 가을 밤하늘과 한옥의 조화는 도심에서 찾아보기 힘든 야경을 자아낸다. 

실제 서촌의 야경을 찍고 있던 한 시민은 “익숙한 공간도 밤에 보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서촌의 야경도 그 즐거움을 찾는 공간 중 한 곳이라 종종 찾게 된다”고 말했다. 

아무도 없고 나홀로 존재하는 것 같은 이질감. 그 시간에 혼자만 바라보는 서촌거리의 야경은 과거 친구들과 묻었던 타임캡슐을 열어보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대오서점처럼 오래된 공간이 유지하는 곳을 찾는 것과는 또 다른 도심 풍경을 느껴볼 수 있다. 

서촌 거리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대로 45 
대오서점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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