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오랜 앙숙 관계로 알려지며 그동안 여러 소송전을 치르던 BBQ와 bhc가 이번에도 맞붙게 됐다. 지난 6일 한국일보는 ‘BBQ 죽이기에 bhc회장부터 임직원까지 관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bhc가 윤홍근 BBQ 회장의 횡령 의혹 폭로 사건을 사주하고 의도적으로 흠집내기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전했다. bhc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bhc는 “허위사실을 제보한 제보자에 대해서는 이미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16일 한국일보 기자에 대한 소송도 접수했다.
BBQ 측 역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BBQ 측은 “bhc 행위에 대해 사실 여부 확인 후 법적 대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주 씨 “BBQ 윤홍근 회장 공격 자료 갖고 있다” 먼저 제안

bhc, “주 씨 상대 손해배상 청구·명예훼손 법적 절차 진행”

지난 6일과 7일 한국일보는 연이어 bhc가 BBQ 죽이기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냈다. 6일 첫 보도를 시작으로 그 다음날인 7일 ‘“개인비리 감추려 ‘BBQ 회장 횡령’ 증거 조작했다” 실토’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윤홍근 BBQ 회장의 횡령·비리에 대해 폭로했던 최초 제보자 주모씨로부터 시작됐다. 앞서 주 씨는 2007년 윤 회장의 수행 비서로 BBQ에 입사한 후 이듬해 주재원 자격으로 미국에 파견돼 BBQ 미국법인 CFO(최고재무책임자) 및 대표이사로 근무했었다.

비리 폭로 후 진실 고백?
“증거 조작” 실토

주 씨는 2018년 11월 BBQ에 대해 내부고발을 하겠다며 윤 회장의 비리를 폭로했다. 윤 회장이 자녀 해외 유학비를 위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내용이었다. 폭로 이후 언론 보도는 연이어 쏟아졌고 경찰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2년의 수사 기간이 지나고 일부 혐의는 불기소(무혐의), 일부 혐의는 제보를 했던 참고인 주 씨의 진술을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참고인 중지 결정이 내려져 사실상 무혐의로 끝이 났다. 그러나 BBQ의 이미지와 윤 회장의 도덕성은 추락했고 그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그런데 2년 후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제보자로 알려졌던 주 씨가 윤 회장 횡령 사건의 진실을 알린다는 것이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박현종 bhc 회장과 임직원들은 주 씨에게 BBQ 임원 주거지와 신상정보를 넘기고, 컨설팅 계약으로 매달 1000만 원 지급과 함께 항공편, 현금 등을 제공했다. 또한 주 씨의 경찰 조사를 돕기 위해 bhc가 변호사까지 붙여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주 씨는 한국일보에 “윤 회장의 횡령 의혹은 사실과 다르고, 자신은 치밀하게 짜인 시나리오대로 경찰에 출석해 진술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 씨는 BBQ 재직 시절 저질렀던 개인의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윤 회장에게 누명을 씌우고, 증거를 조작했다고 실토해 논란을 자아냈다. 주 씨는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3월 박 회장에게 BBQ를 공격할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다고 먼저 제안했고, 그 말에 응답을 한 것은 BBQ와의 소송전으로 앙심을 품었던 bhc 박 회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주 씨가 2년이 지나서야 진실을 말한 배경은 지난해 초 BBQ가 주 씨를 상대로 미국과 한국에서 소송을 진행한 것이 이유로 해석된다. 주 씨는 BBQ 미국법인 대표법인을 만나 “경제적으로 어려워 순간적으로 실수를 했다. (윤홍근) 회장님께 사과하고 싶다”고 했으나 “사과는 필요 없고 잘못을 바로잡으라”는 대답을 들었다.

주 씨 진술 번복 이유
녹취록 공개

bhc 측은 지난 16일 한국일보의 보도와 주 씨의 주장에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bhc 측은 “한국일보 소속 기자를 대상으로 주 씨의 허위 주장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이를 보도해 명예와 기업신용을 훼손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며 “이에 앞서 bhc는 주 씨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법적 절차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bhc는 이번 법적 절차를 통해 허위 주장으로 제기된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길 원하고, 이를 입증할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hc에 따르면 주 씨는 2018년 윤홍근 BBQ 회장이 회삿돈 17억을 횡령했다는 공익 제보를 했다. 모든 제보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증빙자료들은 주 씨가 직접 준비했고 제출했다. 그러던 주 씨가 지난해 10월경 돌연 입장을 180도 바꿔 BBQ 진술서에 본인이 공익 제보한 내용과 상반된 진술을 하고 bhc 지시라고 번복했다는 설명이다.

bhc는 주 씨가 진술을 번복한 계기에 대해 알고 있다며 녹취록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녹취록에는 주 씨가 BBQ가 사설탐정을 고용해 본인과 가족 등을 찾아다니며 금전 관계로 묶여 있는 사람들을 소송하겠다고 말하며 한국에서 윤 회장이 형사소송을 취하할 수 있도록 진술 번복을 해 달라고 두 달 이상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bhc 관계자는 “그간 동종업계 브랜드인 BBQ와 법적 다툼이 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다수의 소송은 대부분 BBQ가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bhc 승소로 마무리됐다. bhc는 사실관계를 밝혀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두 회사는 물밑에서 소송전을 벌였던 만큼, 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소송 확장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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