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0월10일 로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밤12시에 열었다. 세계 어느 나라도 국가 행사를 한밤중에 개최한 적은 없다.

김은 열병식에서 세계 최대급 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4A형 등을 공개했다. 김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코로나19·수해 3중고를 겪는 인민들의 고난을 언급할 때는 울먹이기도 했다.

김의 심야 열병식은 그의 잔학성과 기만성 그리고 과대망상증을 드러냈다. 물론 김의 잔혹성은 고모부 장성택을 총살시켰고 이복형 김정남을 해외에서 독살한 데서 만천하에 확인되었다. 그리고 김의 잔혹성은 수만 명을 한 밤중에 김일성광장에 집결시켜 불꽃놀이와 열병식을 연출 한데서도 노정되었다.

김일성광장에서 횃불을 켜 들고 불꽃놀이를 각본대로 일사불란하게 펼친 군인과 주민들은 여러 날 동안 피나는 훈련을 반복해야 했다. 김은 자기 한 사람의 업적을 극적으로 과시하기 위해 노동과 사상교육에 시달린 군인과 주민들을 김일성광장으로 끌어내 피로케 했다.

잔혹한 인간 학대이다. 김은 1년에 몇 번씩 기계같은 열병식과 매스게임(집단체조)을 즐기곤 했다.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베니토 무솔리니, 요셉 스탈린이 즐기던 집단 쇼이다.

김은 연설에서 “방역 전선과 자연재회 복구 전선에서 인민군 장병이 발휘한 애국적 헌신은 감사의 눈물 없이 대할 수 없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또 3중고를 겪는 인민들에게 감사하다며 “면목이 없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김의 눈물을 본 참가자들은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쏟았다. 또 김은 남한에 대해서는 “사랑하는 남녁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김이 흘린 눈물은 북한 주민들의 감성을 자극해 실정(失政)을 덮고 1인 독재 권력을 다지려는 감성팔이 눈물이었다. ‘악어의 눈물’이었을 뿐이다. ‘악어의 눈물’은 악어가 먹잇감을 잡아먹을 때 입 안에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흘린 눈물을 먹잇감이 불쌍해 눈물짓는 것으로 착각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북한 주민들은 김의 눈물이 무자비한 독재를 가리기 위한 감성팔이 연출이었는데도 자신들을 불쌍히 여겨 흘린 눈물로 감동했다.

김은 2015년 1월에도 북한 주민들이 “언제 한 번 풍족한 생활을 마음껏 누려보지 못했다. 잠이 오지 않는다.”며 백성을 끔찍이 여기는 척했다. 또 2017년 1월에는 생활 향상을 위한 자신의 능력 부족을 “자책”한다며 “인민의 참된 충복”이 될 것을 “엄숙히 맹약한다”고도 했다. 김은 고모부가 처형된 뒤에 울었고 이복형의 독살 보고를 접하고 통곡했다고 보도되었다.

‘악어의 눈물’에 도가 튼 사람이다. 김이 정말 인민생활을 향상시키지 못한 것을 “자책” 했다면 핵·미사일 개발을 즉각 포기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부면서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한 밤중에 열병식을 개최, 주민들을 괴롭힌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째 이어온 남조선 적화야욕과 과대망상이 빚어낸 민족적 대재앙이다.

김정은은 36세의 젊은 나이로 잔혹하고 기만적이며 과대망상에 사로 잡혀 있다. ‘악어의 눈물’로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쥐어짜낼 정도로 교활하다. “남조선 것들 쓸어버려야 한다”고 내뱉었던 입으로 “사랑하는 남녁동포” 운운할 정도로 술수를 부리고 능청맞다. 그는 잔혹·기만·위선·과대망상으로 들끓는다. 그런 광기서린 독재자 밑에 갇혀있는 북한 주민들이 불쌍하다. 남쪽의 대한민국도 그를 상대로 평화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서 불안하고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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