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12일 손이나 물체의 표면 등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출이 가능하다며 철저한 손씻기와 표면소독을 당부했다.2020.07.31.[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뉴시스]

[일요서울] 올 가을과 겨울 코로나19 유행 양상의 향방을 결정할 추석 연휴 잠복기가 끝났지만 고위험군이 밀집한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긴장을 늦출 틈이 없는 모양새다.

한글날 연휴로부터도 평균 잠복기인 5~7일이 지나면서 전국적인 대규모 유행은 없었지만 최대 잠복기 14일을 감안하면 감염에 취약한 각종 의료기관에선 이달 말까지 추가 환자 발생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국내 발생 환자 수는 하루 평균 61.8명으로 이전 2주(9월20일~10월3일) 일평균 66.5명에 비해 4.7명 감소했다.

수도권은 46.6명으로 이전 2주간의 51.8명에 비해 5.2명 감소했고 비수도권 지역은 15.2명이 발생해 직전 2주간 14.7명 대비 0.5명 증가했다.

여전히 신규 확진자 가운데 자가격리 중 확진자 비율인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80%를 밑돌았지만 이 기간 신고된 신규 집단 발생 건수는 29건에서 24건, 감염 경로 조사 중 비율은 17.4%(1134명 중 197명)에서 16.5%(1082명 중 178명)로 낮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코로나19는 평균 5~7일, 최대 14일까지를 잠복기로 보고 있다.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이어진 추석 연휴는 18일부로 최대 잠복기인 2주가 지났다.

가을·겨울철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우려가 컸던 추석 연휴로 인한 1차 대규모 확산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추석과 한글날 연휴로 인한 감염확산을 우려했으나 현재까지 대규모 확산 추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중환자실을 비롯한 의료체계 여력도 충분하여 현재는 통상적인 대응수준으로 특별한 문제없이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한글날 연휴로부터는 평균 잠복기인 5~7일이 지났지만, 아직 1주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추석 연휴 때 감소했던 이동량이 한글날 연휴가 포함된 주말 반등하면서 추가 감염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추석 연휴 주말이었던 3~4일과 한글날 다음날인 10~11일을 비교하면 휴대전화 이동량은 7.8%, 카드매출은 26.9%, 수도권 대중교통 이용량은 23.3% 증가했다.

적어도 한글날 연휴 주말이 끝나고 14일이 지나는 이달 25일까지는 연휴 여파에 따른 추가 감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수도권과 부산 지역 재활병원과 요양병원 등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16일 종사자 중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에선 3일도 채 안 돼 18일 낮 12시 기준 5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종사자 20명과 환자 18명, 보호자 10명, 기타 3명 등이다. 앞서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재활전문 병원인 마스터플러스병원에서 이달 7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8일 0시까지 66명이 확진된 바 있다.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는 13일 병원 간호조무사가 확진된 이후 18일 오후까지 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원 환자 중 58명, 종사자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시설의 경우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환자보다 종사자 등 외부인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이 많이 입원하고 있어 감염 발생 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수도권의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를 보면 9월13일부터 1주간 83.7명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으나 최근 3주 동안 44명→49.3명→44명 등 40명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복기는 물론 그 사이 산발 감염을 통해 추가 전파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검사 건수를 확대해 선제 차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석과 한글날 연휴 영향이 우려할 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콜센터, 산발 환자 등 아직 이어지고 있어 감소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대구·경북과 5~6월에 이어 이번에도 지역사회에서 만연하는 감염이 요양병원 등 종착역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들 시설의 고령자들은 주점이나 클럽에 가서 걸린 것도 아닌데 애꿎게 중환자가 되는 피해자"라며 "요양병원과 재활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시그널(신호)은 지역사회 전파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상황에선 검사 건수를 확대해 지역사회 내 감염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지난주 신규 의심 환자 검사 건수를 보면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1만3161건, 1만2683건으로 1만건이 넘었지만 수요일부터 9296건, 8687건, 9101건 등 평일에도 1만건을 밑돌았다. 이는 추석과 한글날 사이 평일 나흘간 1만771건~1만3055건 등으로 1만건을 웃돌았던 지난주보다 적은 숫자다.

김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감염되는 20~30대나 40~50대는 건강한 성인들이니까 증상도 안 나타나고 돌아다니면서 검사를 안 받고 지나가기도 한다"며 "증상 기반의 진단검사 기준 등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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