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일요서울]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일요서울]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택배업무량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숨진 30대 택배 노동자 관련, 노조는 사망 원인이 과로사로 추정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9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 대리점 기사 36살 김 모 씨가 숨진 건 과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김 씨는 숨지기 4일 전인 이달 8일 새벽 4시 28분 동료에게 ‘집에 가면 5시인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또 물건정리를 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페이스북]
숨진 김 씨가 동료 택배기사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페이스북]

한진택배 측은 대책위의 과로사 주장에 대해 “국과수 부검 김 씨가 평소 지병이 있었고 배송량도 200개 내외로 적은 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책위는 “키 190cm가량의 건장하고 젊은 김 씨가 지병을 앓기는커녕 복용하는 약도 하나 없었다”며 “(그가) 추석 연휴 전주에 배송한 택배 물량은 하루 200∼300개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진택배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보다 1명이 담당하는 배송 구역이 더 넓기 때문에 한진택배 노동자가 200개를 배송하는 시간은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300∼400개 물량을 소화하는 시간과 비슷하다는 게 대책위 측 설명이다.

유가족 대표인 김 씨의 동생은 “형이 지병이 있다는 병원기록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인정하려고 했는데 이건 아니다싶다”며 “형이 생전에 통화를 할 때마다 매번 너무 바빠서 안부를 물어볼 겨를조차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한진택배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지금이라도 유가족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유가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물론 더 이상의 택배노동자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책위는 기자회견 종료 후 한진택배 관계자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한진 측이 문전박대 수준의 행위를 보였다며 비판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일요서울]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일요서울]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한진택배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사진=일요서울]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한진택배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사진=일요서울]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