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미래] 저자 케이틀린 유골릭 필립스 / 역자 강수희 / 출판사 라이스메이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특별히 정해진 항체가 없어 해마다 접종해야 하는 독감주사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도 매년 변형 되는 변이에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코로나 공생시대에 가속화된 비대면과 비접촉 일상속에서 인간 감정 소통과 교류는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따라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4차 산업 혁명 기술은 인간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다. 이에 저널리스트이자 프리랜서 편집자인 저자 케이틀린 유골릭 필립스는 교육과 의료현장, 뉴스, 소셜미디어,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플랫폼 개발자나 로봇 공학자, 심리학자 등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 플랫폼과 인감 감정의 연결고리 연구를 토대로 AI시대를 사는 의사공감 방법을 독자에게 전하는 신간 ‘감정의 미래’를 출간했다.

저자는 하루 8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고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스마트 폰에 열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일상을 여과 없이 지켜봤다. 온종일 네모난 스마트폰 액정을 들여다보면서 전 세계의 일면식 없는 사람들과 팔로워 친구로 지내지만 이러한 지속적인 생활이 인간 본성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발명품들이 일상을 차지하고 안면 인식, 가상현실 게임 및 근무, 대화가 가능한 고객서비스 로봇까지 등장한 현실을 여과없이 들여다 보았다.

저자는 “인터넷의 등장은 곧 전 세계 사람들과의 대화를 가능케 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모두 새롭게 적응해야 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시대에서 대면 중심의 교류를 토대로 인간관계를 쌓은 사람들도, 거의 모든 의사소통을 댓글과 메시지 같은 비대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주고받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도 이제는 온라인, VR, AR, AI 기술 중심의 플랫폼 위에 펼쳐진 또 하나의 인간 세계에서 교류하고 감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온라인 세계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여성혐오발언, 불특정 다수를 향한 질타와 사기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오프라인 세계보다 더 심각하고 격력하게 벌어졌다고 말한다. 커뮤니티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반응하는 감정의 속도와 표현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상대방의 눈을 보는 대신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액정 화면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방식은 수시로 공감도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순간의 사건에 정작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소모적인 대화로 문제를 더 키우는 일이 비일비재해 졌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온라인 시대 지구촌 반대쪽에서 벌어지는 일을 순간 포착하는 일이 가능해진 만큼 서로의 감정 교류를 위한 탐색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심리학 석학과 미디어 및 기술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오감을 통해 느끼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이 과연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총 8장으로 이뤄진 책에서는 공감을 가르치는 방법과 가상현실 속에서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방법을 짚어준다. 여기서 내가 아닌 타인으로 살아보도록 유도해 보기도 하고 가상현실이 오히려 인종차별을 몰아낼 수 있는 역차별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뉴스의 역할을 다시 한번 짚어주고 무의식적 편견에 희생된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기술에 대해 알린다. 

특히 의사와 환자 사이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 챕터가 인상적인데, 여기서는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VR소프트웨어의 힘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일을 위해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짚어 신기술의 변화에 적합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알린다.

현재 저자는 ‘리터러리허브’, ‘사이언티픽아메리칸’, ‘뉴욕포스트’, ‘바이스’, ‘이스태블리시먼트’, ‘쿼츠’, ‘로360’,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 ‘내러블리’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