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발행 이후 누적 회수율 대구·경북 25.91%, 부산·경남 26.55% 전국 최하위
영남지역 5만원권 44조3천만원 장농 속으로

[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5만원권 발행 이후 대구·경북의 5만원권 회수율이 전국 꼴찌로 나타났다.

양경숙 의원(사진,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5만원권 회수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0년 9월까지 12년간 발행된 5만원권은 전국 233조8천만원으로 이 중 48.3%인 112조3천만원이 환수됐다.

대구·경북의 회수율은 25.91%로 전국에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이 부산·경남이 26.55%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지방의 5만원권 누적 미환수액은 44조3천만원으로 발행 규모가 2배 이상 차이 나는 수도권·강원의 미환수액 46조8천만원과 비슷한 규모이다.

지역별로 살펴본다면 주요 관광지인 제주도의 5만원권 환수율은 223.08%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을 포함한 수도권·강원도의 환수율은 60.14%를 기록했다. 두 곳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에서 5만원권 환수율이 모두 평균(52.6%) 이하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된 2009년을 재외하고는 2020년 누적 회수율(24.6%)이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의 8.33%(2천만원), 대전·충청 9.09%(2천만원), 부산·경남 14.29%(5천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일평균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보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전년 대비 증감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구·경북 지역 내 일평균 신용카드 사용액은 2019년 714억원에서 2020년 상반기 639억원으로 10.42%(74억) 감소했다. 부산·경남은 2019년 1,225억원에서 2020년 상반기 1,121억원으로 9.35%(104억원) 감소했다.

2020년 상반기 일평균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국적으로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5만원권 발행 이후 2020년의 회수율이 가장 낮은 이유를 코로나19 發 경제침체가 불러온 소비위축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양경숙 의원은 “영남은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이다. 소비위축으로 그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올해 2분기인 4월부터 6월까지 3달간 대구의 5만원권 환수율은 3.2%로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이 지역 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지 않도록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 의원은 “5만원권 발행 이후 발생한 누적 회수율의 지역 간 편차가 심각하다며, 수도권이 소비를 흡수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한국은행이 5만원권에 대한 지역별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생긴 행정 오류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은행과 관계기관의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장롱 속의 5만원권이 지하경제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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