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예방 접종 시작된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한 시민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2020.10.19. [뉴시스]
만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예방 접종 시작된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한 시민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2020.10.19. [뉴시스]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인천의 고3 학생이 독감백신 접종 후 이틀 만에 사망한 데 이어 대전과 고창에서 70~80대 노인이, 제주에서도 60대 남성이 독감백신 접종 후 이른 시일 내 사망에 이르렀다. 독감백신 접종을 재개한 지 일주일 만에 사망자가 4명이나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독감백신 상온노출 의심’ 논란 이후 지난 13일부터 생후 13세~만 18세 어린이 대상 독감백신 무료접종을, 지난 19일부터 만 62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재개했다.

사망자들의 유가족과 이웃 주민은 “평소 잔병치레를 겪지 않고 건강한 편에 속했다”고 증언하면서 ‘독감 백신’에 사망 요인이 무게가 실리는 정황이다. 

이에 보건당국을 향해 “백신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으로 사망에 이른 연관성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면서도 구체적 경위 파악을 위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어진 사망에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계절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우려해 “이번 가을철 독감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엄중식 가천재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마다 1천만 명 이상 독감 백신을 접종해왔지만, 이번처럼 알레르기 등 이상반응이 발생하거나 사망까지 이어졌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오히려 접종률이 떨어져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면 훨씬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는 때라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어르신들은 독감 백신 접종 이후 기저질환이 악화돼 사망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며 “열이 나지 않으면서 평소 이상으로 컨디션이 좋을 때 접종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저질환자의 경우 일시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접종 시기를 미룰 필요는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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