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각계 대표단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1.[뉴시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각계 대표단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0.21.[뉴시스]

[일요서울] 최근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과로로 인해 연이어 사망,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문제가 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1일에는 방송국 전 사장과 병원장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정부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21일 오후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 등 관계자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배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끊기 위한 각계 대표단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분류작업 인력 추가 투입과 정부 대책 강화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진행된 각계 대표 공동선언 기자회견에 뜻을 함께 한 인원은 학계·법조계·시민사회계·종교계·문화예술계 등에 종사하는 13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중배 전 MBC 사장은 "지난 8일 과로로 사망한 고(故) 김원종 택배노동자의 아버지는 '내 아들의 죽음이 마지막이 되게 해달라'고 말했는데, 그 뒤에도 계속 사망자가 나오면서 이 땅의 택배노동자들은 죽음의 수렁에 떨어졌다"며 "이런 죽음의 행위를 두고 우리가 언제까지 모여서 규탄만 할 것인지 매우 답답하다"고 밝혔다.

김 전 사장은 "이 자리에서 감히 '자본 제국주의'라는 말을 쓰고자 한다"며 "정부나 고용노동부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시민노동단체를 직접 만드는 등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김재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상의 모든 죽음이 안타깝지만, 그 중에서도 죽도록 일을 해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택배노동자들은 죽도록 일을 하지 않으면 내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CJ대한통운 등 재벌택배사들이 얻는 수많은 이익 중 일부만 노동자들을 위해 양보하면 과로사도 없다"며 "이 땅의 재벌들은 어찌 사람의 얼굴을 하고도 자신의 이윤을 위해 죽도록 일해서 자빠지는 노동자들을 통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대책은 간단하다. 택배노동자들이 죽도록 일하는 이유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정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할 권력이 있는 정부가 책임지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