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번’···‘체육계 수장’ 여야 정치인 모두 ‘관심’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일명 ‘체육계 수장’을 선출하는 대한체육회 41대 회장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일은 오는 2021년 1월18일이다. 후보자 등록일은 올해 12월28일부터 이틀간이다. 올해 12월30일부터 선거일 전날까지 19일간의 선거 운동 기간이 주어진 후 바로 선거를 치른다.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체육계 흐름이 바뀔 것이다. 여야 정치인들까지 도전장을 내밀었기에 문재인 대통령 또한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일요서울이 다가오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짚어봤다.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왼쪽부터 현역 이기흥 회장, 중간의 강신욱 교수, 오른쪽의 장영달 전 국회의원. [뉴시스 및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왼쪽부터 현역 이기흥 회장, 중간의 강신욱 교수, 오른쪽의 장영달 전 국회의원. [뉴시스 및 대한체육회]

 

-현역 이기흥 대항마 與 장영달-野 유준상 이은 강신욱···文 의중 무엇?

제41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가 코앞이다. 현재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40대 회장을 필두로 하고 있지만,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장영달 前 우석대학교 총장·유준상 現 대한요트협회장과 이동섭 前 의원을 비롯해 체육인 출신 전문가인 강신욱 단국대학교 교수 등이 체육계 수장에 도전할 뜻을 내비친 상태다. 당연히 이기흥 현 회장도 연임 도전을 시사했다. 도대체 ‘대한체육회’가 어떤 곳이기에 물밑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우선 대한체육회의 정체부터 알아본다.

‘대한체육회(Korean Sport & Olympic Committee, KSOC)’는 체육계 모든 힘이 모이는 ‘근원(根源)’이자 ‘심장’의 역할을 한다. 그 근거는 ‘통합체육회’의 존재가 명시된 현행 국민체육진흥법 제33조에 있는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인가’를 받는 조직이다. 국내 스포츠 및 올림픽 관련 사무를 총괄하는 기구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이자 공공기관이다. 체육계 내에서는 ‘하늘을 찌를 만큼’ 그 위상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올림픽 관련 사무 처리 및 전국체육대회 운용 등을 위해 대한체육회는 이사회·대의원총회·사무처를 설치해 관리한다. 종목도 다양하다. 회원종목단체만 해도 62개에 달하고, 관리하는 시·도 체육회도 17개, 시·군·구 체육회는 228개나 된다. 체육계 ‘꽃’이나 다름없는 전국체육대회는 대한체육회가 주최한다.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아시아올림픽평의회·국제대학스포츠연맹·세계생활체육연맹과도 조직돼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또한 연계되는 등 올림픽 관련 사무도 본다. 체육계 내 위상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

대한체육회의 역사도 올해 100년을 맞이했다. 1920년 ‘조선체육회’ 창립을 시작으로 한 차례 강제 해산됐다가 1945년 부활하면서 1947년에는 ‘조선올림픽위원회(KOC)’ 설립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가입했다. 2015년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공포되면서 ‘통합준비위원회’를 거쳐 지금의 ‘대한체육회’로 통합·출범했다. 과연 체육계 수장은 누가 될까.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충북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과 함께 선수단 입장을 바라보며 밝게 웃고 있다. 2017.10.20.[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충북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과 함께 선수단 입장을 바라보며 밝게 웃고 있다. 2017.10.20.[뉴시스]


“대한체육회를 체육인에게”···무슨 뜻?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오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정작 체육계 전문가 출신 인사는 겨우 1명이다. 바로 강신욱 단국대학교 교수다.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출신의 강 교수는 하키선수로 활동하다 고등학교 교사·단국대학교 체육학과 학과장까지 거친 그는 체육계·교육계에서 잔뼈를 키워 온 ‘전문가’다. 한국체육학회 회장을 비롯해 대한체육회 여러 간부위원을 거친 그는 정치권에서 뿌리를 내려 온 경쟁자들과는 근본부터 다른 인물이다.

“대한체육회장은 체육인이 맡아야 한다. 국회의원 출신이나 정치권 언저리에서 맴돌던 인물이 체육회장 자리를 꿰차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라는 강 교수의 직언(直言)에서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의 의지가 엿보인다.

‘정치권 인사의 체육계 이식(移植)’ 행태를 지적한 강 교수 발언은 ‘스포츠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즉, 정치력을 내세워 스포츠의 자율성을 건드리는 것은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왜곡하는 결과로도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표적으로 대한체육회의 ‘정관(定款)’ 등의 수정을 통해 스포츠 자치규율에 영향을 끼치는 것 등이다. 선진화된 스포츠 제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나, 왜곡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라고 볼 수 있다.

강 교수의 ‘정치권 인사의 체육계 이식(移植)’에 대한 관점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들의 정치적 배경 등으로 연결된다. 앞서 언급한 장영달·유준상·이동섭 前 국회의원으로 향한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통합민주당·열린우리당·새천년민주당 소속 장영달 前 의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한나라당 소속 유준상 前 의원, 바른미래당 소속 이동섭 前 의원의 정치적 이력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체육의 정치 권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정치인 출신 인사들의 출마 행태와도 무관치 않다. 특히 관심이 쏟아지는 인물은 바로 여권 인사다. 
 

장영달 기무사 개혁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기무사 개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방부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오늘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기무사 개혁안을 보고한 뒤 사실상 활동을 종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8.08.02. [뉴시스]
장영달 기무사 개혁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기무사 개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방부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오늘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기무사 개혁안을 보고한 뒤 사실상 활동을 종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8.08.02. [뉴시스]

 

‘文 대통령 동서’, 체육계 거물?

제41대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하는 인물은 현역의 이기흥 회장을 시작으로 4선 국회의원 출신의 장영달·유준상 前 의원과 이동섭 前 국회의원이다. 이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를 들어 이번 대한체육회 선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상태다. 그중에서도 장영달 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당 소속이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국군기무사령부 해체' 실무를 맡았던 '기무사 개혁TF'의 장(長,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 위원장, 2018년)'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서인 지방사립대 김 모 교수의 의중도 ‘무시 못 할 변수’라는 정치권의 시각이 한몫 한다. 정치권에서는 왜 이와 같은 시각이 나오고 있는 것일까. ‘대한체육회’와 관계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국회 측 관계자는 지난 20일 일요서울에 “이번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와 관련해 지방사립대 김 모 교수 등이 주요 인물일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모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동서로, 한국체육대학교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박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두고 물밑에서 일종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그것은 바로 그가 ‘체육계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앞서 김 모 교수는 체육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체육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건양대 교수를 역임하다가 2018년 타 사립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로 온 지 1년도 안 돼 산업 관련 대학의 간부직에 임명됐다. 체육계 이력을 가진 그가 대학교 내 ‘산업 관련 대학’ 간부직을 갖게 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지방사립대 간부가 되고서 타 체육대학 총장과 함께 한 ‘식사자리’는 언론으로부터 ‘부적절 처사 논란’의 빌미로 작용했다. 이 역시 그의 체육계 이력이 한몫 했다. 그렇다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대한 김 교수의 의중은 어떠할까.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9일 강원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과 인사 하며 웃고 있다. 2018.02.09.[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9일 강원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과 인사 하며 웃고 있다. 2018.02.09.[뉴시스]

 

“대한체육회장 선거, 전혀 관심 없다”?

일요서울은 지난 22일 오후 김 모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직접 연락을 취했다. 해당 학교에는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인 김 교수의 연락처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이날 학교 관계자를 통해 “전혀 관심 없다”라는 뜻을 일요서울에 밝혔다. 비록 ‘문재인 대통령의 동서’가 ‘관심 없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 결과에 그의 뜻이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차기 체육계 수장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 로고.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 홍보페이지]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 로고.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 홍보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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