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일요서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검찰 로비 의혹 등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증폭시켰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에 이어 국감 전날인 21일 ‘옥중 서신’을 언론사에 보내 검찰 로비 의혹, 야권 정치인 부실 수사 의혹 등을 제기했다. 추 장관은 김 전 회장 폭로 직후 관련 사안에 대한 철저한 감찰을 지시했다. 윤 총장이 의혹과 무관하지 않다는 취지 판단과 함께 윤 총장을 지휘 라인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도 행사했다. 이는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 등으로 해석됐다. 

윤 총장은 지난 22일 열린 국감에서 작심한 듯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를 지시했고, 검사 비위 의혹 등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은 없으며,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총선 이후 임기를 지키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또 여권에서 제기되는 사퇴 압박에 관해선 “임기는 국민과 한 약속이며 임명권자(대통령)의 말씀도 없다.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수사 부실 의혹 지적에 ‘중상모략’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반박한 것을 두고 “가장 점잖은 표현”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고, 지휘권 행사에는 “위법 및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은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예외적으로 외청이라고도 하지만 과거에는 외청이라고도 얘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틀 전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곧바로 수용했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이날 대검 국감 시작 직전, 라임 사건 수사책임자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사의 표명 소식도 기름을 부었다. 윤 총장은 국감 시작과 동시에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박 검사장의 사퇴 글을 인용하며 반발했다. 실제로 박 검사장의 글은 라인 사건 수사지휘에서 윤 총장을 제외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불만을 피력한 내용이 담겼다. 

윤 총장은 지난 1월 추 장관이 취임한 이후 단행된 검찰 인사에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법무부가 사실상 대검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검찰 인사를 진행했다며 “이런 식의 인사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장관의 ‘성찰과 사과’ 요구에 대해 윤 총장은 “능력이 부족해서, 대형 금융사기범들을 신속하게 수사해 울분을 빨리 못 풀어드린 점은 사과한다”고 답했다. 그의 답변은 추 장관이 지적한 라임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과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됐다. 

추 장관은 반격했다. 그는 윤 총장이 장관의 지휘가 부당하다고 지적한 점을 두고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다”라고 썼다. 김 전 회장이 폭로한 의혹과 관련한 보고 및 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윤 총장 답변에는 추가 감찰 지시를 내렸다. 검사 및 검찰수사관 비위에 대한 보고 은폐 및 무마 여부와 야당 정치인 수사 보고 경위 및 부실 수사 여부 등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가 합동으로 의혹을 확인하라는 목적이었다. 

국감 진행 중 추가로 내려온 감찰 지시에 대해 윤 총장은 “일선 검창철에 대한 감사는 수사나 소추에 관여하는 목적으로는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수사나 소추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일 우려가 많이 있다”고 꼬집었다. 대검과 협의가 없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