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르고 보자식’ 폭로전에 유튜브 ‘진흙탕 싸움장’ 됐다

유튜브 로고[뉴시스]
유튜브 로고.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인플루언서(사회관계망서비스 유명인)들의 무분별한 폭로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유튜브 예능 ‘가짜사나이’ 출연진에 대한 의혹 제기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상대 유튜버의 사생활 폭로를 했던 유튜버의 성추행 의혹, 도덕성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유튜버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유튜버의 개인적 일탈잇따라···명성에 따르는 책임의식 가져야

인플루언서는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상에서 인기를 끌어 사회적 영향력이 생긴 인물들이다. 이들의 개인적인 일탈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기에 따르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것은 유튜브 예능 ‘가짜사나이’에 출연했던 인물들 관련 폭로다. 가짜사나이에 대한 조회수가 폭발하면서 출연진은 유명세를 탔다. 인기를 끈 만큼 각종 의혹과 구설에 오르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근 vs 김용호

최근 연예기자 출신이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서 활동하는 유튜버 김용호 씨는 가짜사나이에 출연했던 해군 예비역 대위 이근 씨에 대한 폭로를 이어갔다. 앞서 김 씨는 이 씨의 UN 근무 경력이 허위라고 주장했는데, 이 씨에 대한 과거 성추행 의혹도 있다고 밝힌 것. 이후 실제로 이 씨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혐의로 지난해 11월 200만 원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이 씨는 SNS에 UN 여권 사진을 공개하며 “허위 사실 유포 고소합니다”라고 밝혔다. 성추행 유죄 판결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지만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자신은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씨는 지난 14일 김 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 씨는 폭로를 멈추지 않았다. 과거 스카이다이빙 동료 사망 사건에 이 씨가 연루됐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김 씨는 지난 2015년 스카이다이빙을 하다 숨진 이 씨의 동료가 당시 이 씨와 연인 사이였으며, 이 씨가 스카이다이빙 교육을 하다가 사망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증거 제출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로부터 받은 공문을 공개했다. 공문에는 과거 사망 사고 당시 이 씨는 현장에 없었고, 고인의 교육 담당 교관은 이 씨가 아니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 씨는 지난 20일 김 씨를 상대로 두 번째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이 씨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자 지상파 방송들은 그의 출연분을 삭제했고, 한 패스트푸드 회사도 이 씨와 관련된 광고를 내리는 등 조치를 취했다.

반대로 김 씨에 대한 성추행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변희재 씨는 김 씨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며 제보 받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여성을 끌어안고 있는데, 여성이 그를 밀쳐내려고 하자 남성은 강도를 높여 스킨십을 한다. 변 씨는 영상 속 남성이 김 씨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씨는 가세연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슨 20년 전 영상을 가지고 그러느냐”고 짧게 해명했다.

왼쪽부터 이근 대위, 로건 교관, 정은주 교관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왼쪽부터 이근 대위, 로건 교관, 정은주 교관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가짜사나이 교관 ‘로건’ 아내

악플 시달리다 ‘유산’

이근 이외에도 가짜사나이 출연진 논란은 계속해서 불거졌다. 유튜버 정배우가 가짜사나이 2기 교관인 로건(본명 김준영)과 정은주의 퇴폐업소 출입 의혹을 폭로한 것. 정배우는 “증거 체크 끝났다”고 의혹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폭로를 이어갔다. 심지어 그는 로건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나체 사진을 공개하며 ‘몸캠 피싱’을 추가로 제기해 2차 가해 비판을 받았다.

해당 폭로로 의혹이 불거지자 로건은 “실제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분개했다. 정은주 또한 “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배우는 몸캠 피싱 공개로 비난이 빗발치자 “저는 피해자 인터뷰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어느새 이상해지고 괴물이 되고 말았다”고 자성하며 “도의적으로 너무한 것 같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로건과 아내분에게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잘못된 판단으로 이근, 로건, 아내분, 정은주, UDT 대원들이 욕을 먹는 상황에 사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사태는 커졌고, 임신 중이었던 로건 아내는 유산했다. 정배우가 일으킨 일련의 사태 탓에 로건의 아내가 악플에 시달려 왔던 것. 그는 “유산하라”는 비난까지 받아야 했다.

보안 및 전술 컨설팅 회사 무사트(MUSAT)는 지난 20일 공식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로건님 가족분들을 대신해 비보를 전한다”며 “최근 악성 댓글 및 허위 사실 유포 등으로 인해 로건 교관님의 아내분께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중 배속의 소중한 생명을 하늘로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정배우는 사과 후 활동 중단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유튜브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여러 영상에 “이 남자는 태아를 죽였습니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제도적 보완 필요”

갈수록 진흙탕 싸움인 유튜버들의 폭로전 사태를 두고 유튜버들에게도 “윤리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방송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책임의식을 가지게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막대하고, 유튜버가 톱스타급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만큼 계도 및 감시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유튜브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도 유튜브 관련 업무를 보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측은 규제를 하는데 일부에 그치고 있고, 방심위는 관련 업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감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도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개인 미디어를 감시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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