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BOLT) EV, 2세대 전기차 시대로의 진입 열었다

볼트 EV가 서있다. 소형 전기차 답지 않게 어느 공간과도 잘 어울린다. [이창환 기자]
볼트 EV가 서있다. 소형 전기차 답지 않게 어느 공간과도 잘 어울린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쉐보레 볼트 EV를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시켜두고 커피를 한 잔 마시는 중에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라는 제목으로 문자 메시지가 왔다. “충전소 13 충전기 충전이 완료되었습니다. 충전 완료 후 차량 미 이동시 ‘환경 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16조 1항’에 의거하여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으니 신속히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0분간 총 27.46KWh가 충전되면서 7021원이 결제됐다.

볼트 전기차 플랫폼 BEV-2 활용 400㎞대 주행거리 달성
디자인 특유의 활용성, 소형이지만 준중형급의 공간 제공 

내연기관 자동차로 대변되는 디젤과 가솔린 등의 환경오염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연료전지자동차(이하 전기차) 개발에 온힘을 기울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가 출시됐다. 그 가운데 쉐보레가 2세대 전기차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볼트(BOLT) EV를 시승했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처음 볼트 EV를 만났을 때 스타트 버튼을 수차례나 눌렀다. 내연기관 차량만을 주로 탑승했던 터라 시동이 걸렸는지 아닌지 구분을 할 수가 없었다. 동승자가 “전기차는 시동을 거는 게 아니라 전원을 켰는지 확인한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라고 했다. 움직이기 위한 ‘시동’이라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전기가 차량에 공급되거나 차단되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전원을 켜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느낌이었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두려운 마음에 가속 페달을 밟자 사방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데 차량이 앞으로 나갔다. 내연기관의 소음에 익숙한 탓인지 한참을 타고서야 ‘위잉’하는 작은 모터소리를 인식할 수 있었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전기차는 힘이 약하다?

8차선 도로에서 녹색으로 신호등이 바뀌면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페달을 힘껏 밟았다. 조수석에 탑승한 기자가 소리를 질렀다. 아니 비명을 질렀다. 제로백을 직접 측정해 보지는 않았으나 볼트 EV는 마치 스포츠 세단과도 같은 날렵함으로 튀어 나갔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시화호를 지나 십리포해수욕장을 돌아오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 내외의 고속 주행에서도 볼트 EV는 약하지 않았다. 추월을 위한 급가속에서 빠른 반응성과 묵직한 무게감을 줬다. 인터체인지를 돌아 빠져나오는 커브 길에서의 코너링도 SUV보다 단단했다. 세단보다 높고 소형 RV자동차에 가까운 모습을 갖고 있지만 세단처럼 안정된 느낌이었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소형 전기차는 좁다?

볼트 EV의 1열은 결코 좁지 않았다. 시트가 중형 세단만큼 넓지는 않았으나 공간은 결코 좁지 않았다. 특히 내연기관과 달리 엔진이 없어 1열의 다리 앞 공간은 넉넉하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추가적인 수납공간도 얻어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아마추어 입장에서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부재는 못내 아쉬웠으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로 스마트폰과 차량의 호환이 지원되는 것은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에서 활용하고, 음악 감상과 전화 연결도 가능해 주행 시 주는 만족도는 높았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다만 처음 방배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충전하면서 급속 충전기가 없는 충전소를 방문하면 단시간에 충전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시내에 있는 대형 건물의 지하주차장에서 운영되고 있던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해 급속 충전을 할 수 있었다.

볼트 EV [이창환 기자]
볼트 EV [이창환 기자]

전기차는 인프라가 중요하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하는 차량들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00Km 전후의 주행이 가능하도록 충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도로 상황과 주행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고려할 때 충전 시간의 단축과 인프라 확장은 여전히 요구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불거진 배터리 셀 화재원인 규명 또한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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