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2세부터 69세를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광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한 시민이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2020.10.26.[뉴시스]
만 62세부터 69세를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광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한 시민이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2020.10.26.[뉴시스]

[일요서울]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가 증가하면서 극에 달했던 독감 백신 공포가 조금씩 사그러들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최근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사고로 불신이 퍼진 상황에서 인터넷 카페와 SNS를 중심으로 국내 무료 독감 백신이 중국산이라는 의혹 등이 퍼지면서 유료 백신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가가 시행하는 독감 무료접종사업 대상자는 약 1900만 명이다. 이 중 독감 무료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8일부터 27일까지 총 1070만 명이 접종을 마쳐 접종률 56%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접종받은 사람은 총 1023만여 명(53.9%)으로 접종률이 2.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독감 무료 접종 대상자 가운데 무료 접종 대신 유료 백신을 선택한 사람은 26일 65만 명에서 27일 500만 명 정도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의 한 내과 관계자는 "무료 접종 대상자인 어른과 노인, 청소년도 돈을 주고 맞다보니 유료 백신이 다 동이났다"고 말했다. 서울의 또 다른 내과 관계자는 "현재 무료 백신만 남아있고, 유료 백신은 품절된 상태"라고 했다. 서울의 한 소아과 관계자는 "무료 백신만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정부에서 무료 접종 대상을 어린이는 기존 12세까지에서 18세까지로, 노인은 65세부터에서 62세부터로 확대했는데, 오히려 유료 백신이 품절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무료 독감 백신이 중국산이고 유료 백신이 무료보다 효과가 좋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돌면서 유료 백신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독감 백신 중 중국산은 없다. 무료 독감 백신은 총 7개 회사 제품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중 수입업체는 프랑스 회사인 사노피파스퇴르 뿐이다. 유료 독감 백신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 제품이다. 유료 백신과 무료 백신의 효능도 동일하다. 지난해까지 무료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 A형 2종, B형 1종 등 3종류를 예방할 수 있는 3가였지만 올해부터 유료와 무료 모두 A형 2종, B형 2종을 예방하는 4가로 통합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가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설득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펴고 있는 것도 백신 공포 경감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지난 27일 흰색 입자가 나와 회수된 독감 백신이 안전성이나 효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5일까지 신고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 59건 중 46건을 역학 조사와 부검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에 이어 27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접종 모습을 공개하며 "맞아도 안전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9일 독감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독감과 코로나의 동시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 독감 예방접종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접종 후 2주 정도 지나야 항체가 형성된다. 다음달 초까지 접종을 마쳐야 빠르면 11월 중순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예방접종을 해도 독감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접종 후 독감에 걸리면 접종을 하지 않고 독감에 걸린 사람보다 대부분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며 "백신 접종 전후 컨디션 관리에 신경써달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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