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안정, 안녕?]② 전세 안정 없다…전국적인 부동산 패닉 현상
[부동산 안정, 안녕?]② 전세 안정 없다…전국적인 부동산 패닉 현상
  • 이창환 기자
  • 입력 2020-10-30 14:00
  • 승인 2020.10.30 19:37
  • 호수 1383
  • 3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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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전세대란’ 물량 소멸했나…이사 갈 집 못 찾은 세입자 ‘눈물’ 
전세대란에 계약 종료를 앞둔 세입자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하나씩 나오는 물건도 최대 50~60%까지 상승한 가격을 나타내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창환 기자]
전세대란에 계약 종료를 앞둔 세입자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하나씩 나오는 물건도 최대 50~60%까지 상승한 가격을 나타내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전세매물 부족 현상이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을 넘어 대전, 세종, 청주 등 수도권에 가까운 충청권과 부산, 대구, 울산 등 지방 광역 도시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전광역시에 살고 있는 A씨, 두 아이를 둔 맞벌이 가장인 그는 그간 살던 전셋집 계약이 오는 12월이면 종료돼 내년에 이사를 가야하지만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매물로 나온 물건을 찾기도 어렵거니와 그나마 있는 매물들은 대부분 가격대가 올해 초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대전광역시 2억 원대 30평 아파트 전세…4개월 만에 3억8000만 원 호가
경기도에서 서울로 이사 가능할까…올 초 대비 전세가(價) 50~60% 올라

씨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매매는 상상조차 힘들고 또 다른 전세로 옮겨가려고 생각 중인데 매물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예전에는 이사를 앞두고 집을 알아보러 다니면서 가계 상황을 고려해 고르면서도 물건별로 장단점을 비교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단 한 곳 찾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의 엑스포3단지 아파트의 경우 106~107㎡(32평형) 기준 전세가 지난 6월 2억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10월30일 기준 같은 규모의 아파트가 3억8000만 원에 전세 매물로 나왔다. 

주변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대우건설이 지은 아파트로 1994년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며, 구획별로 당시 삼성건설, 롯데건설, 선경 등과 함께 아파트를 지어 4000세대가 사는 엑스포 단지를 구성했다. 다만 25년이 넘은 아파트로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가격의 큰 변동이 없는 곳이었다. 

전세 가격 ‘언제부터’ 오르기 시작했나

공인중개사 B씨는 “5~6월만 하더라도 32평형 전세 가격은 2억 원대였는데 6월을 지나면서 가격이 갑자기 오르기 시작해 지금은 4억1000만 원에 나온 곳도 있다”며 “엑스포3단지나 4단지에서 전세 기간을 채웠는데 같은 아파트 매물을 찾지 못해 옆에 있는 세종아파트나 청구나래아파트로 알아보고 있는 세입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엑스포3단지 인근에 있는 청구나래아파트의 경우 106㎡(32평형) 아파트가 올해 5월 기준 1억9000만 원에서 2억2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물건이 하나도 없다. 다만 가장 최근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된 지난 10월26일 1층에 위치한 32평형 전세 매물의 실거래 가격은 2억9000만 원이었다. 

B씨는 “정부가 규제를 하니까 가격이 오르더라. 규제를 안 하면 안 올랐을 텐데 규제와 함꼐 오르기 시작했다. 이런(오름세) 상황은 서울도 마찬가지다. 강남은 더 심하다”라며 “특히 요 사이는 규제가 너무 심해 집을 팔면 다시 사기도 힘들다. 가격은 더 오르고. 대출도 40%만 되는데 집이 한 채라도 있으면 아예 대출이 안 되고 취득세도 8%에 이른다”고 말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 가격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와의 계약기간이 종료되면서 재계약을 하고자 해도 머물고 있던 아파트의 전세 가격은 이미 올라버려 같은 비용으로 임대를 할 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C씨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긴 시간 고민 끝에 서울로 이사하기 위해 직장 근처의 아파트 매매 및 전세 가격을 모두 알아봤다. 하지만 C씨가 지난 7~8월에 알아본 가격보다 훌쩍 올라버린 가격에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C씨에 따르면 성신여대입구역 가까이 있는 코오롱아파트 104㎡(30평형)의 경우 지난 2월에 3억9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같은 평형 아파트의 10월30일 기준 전세 매물 가격은 무려 67% 오른 6억5000만 원에 올라와 있다. 

전세 가격 상승세 언제 가라앉을까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취재진에게 “전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 메카니즘과 복합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라며 “단순히 ‘규제 때문’이 아니라 임대차3법과 저금리기조가 겹치게 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제도 역시 개편되면서 집주인들은 4년 치에 해당하는 비용을 한 번에 받고자 하니 세입자들의 재계약은 늘어나고 이에 신규 물량이 없으니 일시적 수급 불균형으로 전세 버블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에 따라 오르고 그렇지 않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지방 광역 도시를 비롯해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오르면서 전세 가격도 함께 오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추석을 전후해 ‘전세대란’ 상황이 초래되자 추가 대책 등 관련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10월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의 부동산시장 점검을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도 관련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당시 정부는 전세난이 임대차 보호법 등 제도에만 의한 것이 아니라 가을 이사철 등 시기적인 이유와도 겹친 것으로 판단했으나, 여전히 상승하고 있는 전세 가격과 월세 전환율 및 매매 가격 등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방안 마련에 고심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매매시장과 전세 시장의 안정을 조화롭게 달성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고민하겠다”며 “(임대차3법 등) 정책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과도기적 상황인 사점을 조기에 통과하고 세컨드윈드를 앞당겨 맞이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shin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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