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프로그램 자체 변화 있다는 징조 없어"
"관망기 끝나면 北과 대화 재개에 포커스"

외교부 방문한 다키자키 시게키 국장 [뉴시스]
외교부 방문한 다키자키 시게키 국장 [뉴시스]

 

[일요서울] 한국과 일본 정부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내년 1월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현재 상황을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공유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지난 29일 한국을 방문한 다키자키 시게키(滝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이 같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30일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이문희 북핵외교기획단장도 전날 올렉 브루미스트로프 러시아 외교부 북핵 담당 특임대사와 유선으로 북핵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후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한일 수석대표 협의도 마찬가지이고, 10·10절 이후 러시아, 일본, 중국과 협의한 바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겉으로 보기엔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는데 톤으로 보거나 북한이 보이는 모습을 보면 지금 당장 판을 흔들 만한 조치를 취한다기보다는 11월, 내년 1월 당대회까지 조금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겠냐는 공감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북한이 11월과 1월 사이에 도발하지 않는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11월과 1월으로 기간을 특정한 것은 아니고, 현재 북한이 상황을 관망하는 쪽에 가깝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미 대선 결과에 큰 변화가 생기면 따로 협의를 해야할 텐데 (관망 의견은) 현재의 스냅샷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핵 고도화 평가에 대해선 "바깥으로 보여진 무기체계만 갖고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정부는 북한이 하노이회담 이후 지금까지도 핵프로그램 자체는 크게 변화가 있다고 볼 징조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수로 생각하고, 일종의 관망기가 끝나면 북과 대화를 빨리 재개해 진전을 만들어가는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내년에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대화 재개 방안을 타진했는 지에 대해선 "북핵 협의하는 주요 채널에선 할 이야기, 못 할 이야기를 편안하게 깊이 있게 이야기 한다"며 "전반적 상황은 다 점검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교부는 스가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아베 전 총리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기본 입장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스가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말한 데 대해선 "일본의 기본 입장은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고 계속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며 "준비를 가속화하는 쪽으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빨리 대화에 복귀시키는 것이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방안에 대해선 "아이디어는 여러 가지 고민 중이다"며 "어떻게 제시할 지, 어떤 수순으로 갈 지 항상 고민하고 협의하는 부분이다. 새로운 걸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는 항상 남북관계에 대한 우리 입장을 지지하는 입장이고, 한일 수석대표들도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북한과 비핵화 관련 대화가 시작되면 항상 테이블에 올라왔던 의제"라며 "비핵화와 어떻게 연결할 지 고민하고 상황에 따라 수정하는 의제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향후 이 본부장은 일본과 러시아에 이어 미국, 중국과도 조만간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 공유 및 비핵화 진전 위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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