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든 나무와 갈대 사이로 보이는 수락산 [사진=신수정 기자]
물든 나무와 갈대 사이로 보이는 수락산 [사진=신수정 기자]
창포원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 [사진=신수정 기자]
창포원 광장에 모여든 시민들 [사진=신수정 기자]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서울에는 다양한 명소‧장인, 독특한 지역 상권 등이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상권을 만들고, 지역 특색을 가꿔 온 가게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로 하나둘씩 문을 닫는 추세다. 역사적 배경이 있는 공간과 이를 지켜 온 인물들이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지역을 떠나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서울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명소‧인물, 그리고 각 지역의 전문가와 독특한 지역 상권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홉 번째로 서울특별시 도봉구에 위치한 ‘서울창포원’을 찾았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끝자락 도봉산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서울창포원이 보인다. 이곳은 도봉산과 수락산 사이로 세계 4대 꽃 중 하나인 붓꽃(Iris)으로 가득한 풍경을 자랑하는 특수식물원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보이는 북카페는 공원을 메운 단풍나무와 함께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 일요서울은 지난 29일 오후 1시경, 이곳을 직접 방문해 목격한 ‘가을’을 소개해보려 한다.

창포원 내 단풍나무들 [사진=신수정 기자]
하트 모양이 연상되는 홍단풍나무 [사진=신수정 기자]
창포원 내 단풍나무들 [사진=신수정 기자]
창포원 내 단풍나무들 [사진=신수정 기자]
가까이서 본 홍단풍나무 [사진=신수정 기자]
가까이서 본 홍단풍나무 [사진=신수정 기자]

여름철 붓꽃부터
가을 ‘단풍잎·억새’까지

입구를 지나쳐 둘레길 입구서부터 다양한 시민들이 보인다. 차가운 바람 한 점 없이 따뜻한 볕이 드는 시간대였기 때문일까. 공원 안에는 풍경 사진을 찍는 사람들,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사색을 즐기는 사람들, 광장에 돗자리 깔고 모여앉아 얘기 나누는 사람들, 생태를 둘러보는 사람들, 수락산·도봉산에 등산하러 온 김에 들린 사람들이 곳곳에 있었다. 

둘레길을 걸어가는 길바닥에는 색 바랜 나뭇잎들의 바스락 소리, 한 발 내디딜 때마다 환영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그렇게 조금 걷다가 주변을 둘러보면 다양한 색감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130여 종의 다양한 붓꽃 30만 본이 약 1만5000m²에 식재된 서울창포원. 사실 붓꽃들이 만개하는 5~6월에 찾는 게 다양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의외인 것은 10월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철 따라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가 가득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경은 그야말로 ‘만추’ 그 자체다.

가을 풍광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은 비단 사람들에 국한되지 않았다. 비둘기, 까마귀, 까치까지 공원의 가을 풍경에 흠뻑 젖어 있는 듯 했다. 기자가 발견한 까치는 사람이 다가가는 줄도 모른 채 단풍잎이 가득한 나무 쪽을 향해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코스모스 사이로 한 시민이 휴대폰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코스모스 사이로 한 시민이 휴대폰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황금빛으로 물 든 갈대밭 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황금빛으로 물 든 갈대밭 풍경 [사진=신수정 기자]

생태공원 조경의 정석
서울 대표 둘레길

서울창포원은 2009년 6월에 개장해 올해로 11주년을 맞았다. 서울숲공원, 북서울꿈의숲 등 서울 유명 공원들에 비교하면 크기는 다소 작은 녹지공원이다. 붓꽃원, 약용식물원, 습지원, 천이관찰원 등 12개의 테마로 조성돼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공간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조경 관리가 아주 잘 이뤄지는 공원이다.”라며 도봉산과 어우러지는 공원의 자연 경관을 자랑했다. 또 다른 시민은 “둘레길과 식물원이 합쳐진 것 같은 공원”이라고 평가했다. 

마침 이곳 서울창포원은 서울둘레길의 시작과 끝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이는 서울시가 2014년 11월15일에 개통한 서울 외곽 둘레길 탐방 코스다. 서울시에 따르면 총 8개 코스, 157km 구간의 둘레길을 통해 서울이 역사, 문화, 자연 생태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한다. 

이 시기쯤 공원을 걸으면서 보는 진풍경 중 하나는 단풍들 사이로 보이는 수락산과 도봉산의 위용이다. 억새밭을 걷다 우연히 올려다본 장대한 하늘도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곧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며, 서울창포원에서 가을 끝자락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무에 앉아 다른 단풍나무를 구경하는 까치 [사진=신수정 기자]
나무에 앉아 다른 단풍나무를 구경하는 까치 [사진=신수정 기자]
푸른 하늘과 갈대밭 [사진=신수정 기자]
푸른 하늘과 갈대밭 [사진=신수정 기자]

서울창포원
주소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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