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패션. 합법화해야” vs “보기에 안 좋다. 합법화 반대”

대한문신사 중앙회 회원들이 지난해 9월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문신사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문신사 중앙회 회원들이 지난해 9월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문신사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타투 법제화에 대한 움직임이 시작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타투는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다. 의료인의 반발이 잇따랐기 때문. 현재 타투 인구수가 상당한 규모고,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지만 아직까지 조폭의 전유물 또는 상징물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일요서울은 지난 28~29일 다양한 세대의 시민을 찾아 타투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우선 20~30대층은 대체로 타투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30대 직장인 A씨는 “타투가 혐오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는 패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레즈미(일본식 문신‧상반신 또는 전신에 용, 잉어 등의 그림을 빽빽이 채우는 것)는 아직까지 보기에 안 좋다”면서 “타투가 왜 아직 합법이 아닌지 이해할 수 없다. 사실상 시술은 불법인데 타투를 받는 사람은 범법자가 아니지 않은가. 모순덩어리다. 의사들이 자기 영역이 침범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타투를 합법화한 뒤 타투이스트들에게 위생적인 곳에서 시술을 하게 만들고, 타투 제거를 병원에서 의사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시행하면 될 듯하다. 타투이스트와 의사들이 논의하고 조율하면 서로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며 “지금은 의사들이 돈과 시간을 들여 감투를 썼는데, 노력하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타투이스트들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 의사들이 벽부터 세우고 타투 합법화를 반대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타투를 눈썹 문신 정도로만 아는 거다. 타투가 예술임을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20대 직장인 B씨는 “충분한 법적 조치만 이뤄진다면 타투가 얼마든지 기호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다. 미성년자에게 술‧담배를 못 팔게 하는 것처럼 법제화를 통한 일종의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걸 보호하고자 있는 게 법이고, 타투이스트들의 양심도 상당히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무조건적인 불법화는 모순이라고 본다. 외국처럼 유동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패션이라며 합법화되면 미성년자가 타투를 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하냐는 견해다.

30대 취업준비생 C씨는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타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으나, 아직도 기성층은 타투를 혐오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타투가 패션이라고 인식하면 초‧중‧고등학생 등 미성년자들이 타투를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타투를 패션으로 보는 사람도 초등학생이 타투를 하고 있으면 ‘이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인식을 가질 것”이라며 “타투가 피부에 안 좋다는 게 중론이고, 이게 신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과학적으로 불분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의사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합법화는 반대다. 미성년자는 안 되고 성인은 된다는 법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이 전신 문신을 하고 수업을 해도 뭐라 할 수 없는 사회가 만들어지면 학생 교육 정서상 맞다고 봐야 할까”라고 말했다.

50대 이상층은 대체로 타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사실상 타투를 한 사람들을 안 좋게 볼 수밖에 없는 사회라는 주장이다.

50대 직장인 D씨는 “보기에 좋지 않다. 어린 나이에는 타투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후회할 것 같다. 합법화도 반대다. 청소년을 포함, 너도나도 다 하게 될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60대 직장인 E씨는 “우리 세대가 봤을 땐 타투가 혐오감을 주고, 좋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 요즘 세대들은 멋이라고 생각할 텐데 요즘 세대와 생각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옛날 조폭들이나 하던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직장 채용과정에서도 많은 영향이 있다. 아무리 패션계통이라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이다. 합법화에 대해서는 중간 입장이다.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60대 직장인 F씨는 “젊었을 때는 상관없겠지만 나중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애들이 ‘이거 뭐야? 뭘 그려 놓은 거야’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다. 내 손자가 이러는 것을 실제로 봤다. 옷을 입을 때도 신경 쓰일 것”이라며 “아직까지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있고, 만약 자녀가 타투를 했다면 남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합법화도 반대다. 문화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타투 인구가 늘고 대중화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세대별로 타투에 관한 인식은 극명히 갈리는 모양새다. 이들의 간극을 줄이려면 사회적 논의가 지속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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