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뉴시스]

 

[일요서울]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차기 사무총장에 나이지리아 응고지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추대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공식적으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지지의사를 밝혔다. USTR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며 “ 유 본부장은 통상 분야의 진정한 전무가로 통상 교섭과 정책 수립 분야에서 25년 동안 두드러진 경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WTO를 효과적으로 이끄는 데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며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다.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고 기본적인 투명성의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없는 시기를 맞아 실전 경험이 있는 진짜 전문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전체 회원국 대사급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한 대표단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의 입후보를 지지할 수 없으면 계속해서 유 본부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햇다. 그 대표단은 미국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이 친중 성향의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 미·중간 합의에 의해 유 본부장이 당선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무부가 지난 25일 재외공관에 “주재국 정부의 유명희 본부장지지 여부를 파악해 유 본부장 지지를 권유하라”는 전문을 보낸 것도 거부권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 본부장은 1967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정신여자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같은 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 로스쿨을 나왔다.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공직에 입문했다. 1995년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첫 번째 여성 통상 전문가로 1998년 통상 기능이 외교통상부로 이관되면서 자리를 옮겼따. 외교통상부에서 자유무역협정(FTA)정책과장, FTA서비스교섭과장, 주중국대사관 1등 서기관과 참사관 등을 거치며 여러 협상에서 실무자로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청와대 홍보수석비서실에서 외신대변인으로 일한 이력도 있다. 

통상 업무가 외교부에서 다시 산업부로 통합 이관된 이후엔 산업부에서 FTA교섭관 겸 동아시아 FTA추진기획단장, 통상정책국장, 통상교섭실장 등 통상 현안을 맡았다. 1948년 상공부(현 산업부) 설립 이래 여성 공무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실장급(1급) 고위 공무원에 오르면서 공직 사회 ‘유리 천장’을 넘어선 인물로 주목 받았다. 

2019년 2월28일 국가안보실 제2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현종 통삽교섭본부장의 후임자로 임명됐다. 청와대는 유 신임 본부장에 대해 “공직생활 초기부터 통상 분야에서 활동해온 최고의 통상전문가”라고 하며 “굵직한 통상 업무를 담당하면서 쌓아온 업무 전문성과 실전경험, 치밀하면서도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당면한 통상 분야 현안을 차질 없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명 4개월 만인 2019년 7월 일본이 한국 반도체 업계를 겨냥한 수출 규제를 발표하며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역량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부임 기간 동안 일본이 7월4일 한국에 대해 단행한 수출규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제 제소,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장관회의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부당하다는 점을 알리고,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일본 정부의 각료급 인사들이 수차례 언급한 데서 드러난 것처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정치적인 동기로 이뤄진 것이며 우리나라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차별적인 조치임을 명백하게 언급하며 일본 정부의 부당함을 밝히며, 일본에 대화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유 본부장은 지난 6월24일 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신 선언했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임 사무총장이 사임의사를 밝힌 까닭에 공석이 됐고, 이에 한국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하기로 했다. 유 본부장은 세종청사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WTO 체제로 구축된 통상규범과 교역질서 속에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성장한 만큼, 이제는 우리 경험과 역량을 발휘애 WTO 교역질서와 국제 공조체제를 복원, 발전시키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지난 9월18일 사무초장 선거에서 1라운드를 통과했다. 그리고 지난달 1일 문 대통령은 앙케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지지를 요청했고 메르켈 총리도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로 보고 있다”화답했다. 

지난달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가 결선에 진출할 두 후보로 한국의 유명희 후보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지난달 7일 나아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와 결선라운드에 진출했다. 결선 진출 이후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은 국제정상 등에 연결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선호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국가들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를 지지하기로 했고, 일본과 뉴질랜드도 유 본부장에 대한 네거티브를 실행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선 진출 이후 미국의 지원이 극적인 반전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그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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