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확보·국가 특성 맞는 상품 효율적 공급… 글로벌 성장

[한국타이어]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 이유로 완화된 규제와 유연한 노동시장, 해외 매출처 다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무궁한 성장 기회 발전 가능성과 저임금 구조와 활용, 기술의 발달로 인한 통신 및 물류비용 감소 등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부담이 적어졌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 고객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 시장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EV 타이어 독점 공급… 데이터 축적·경험 바탕으로 차별성 입증

J2A 어워드서 우수 평가 획득… 디지털 전환 성과·아시아 기업 ‘유일’

1941년 ‘조선다이야공업’으로 창업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1968년 ‘한국타이어제조(주)’로 상호 변경 후 12월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12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주)’ 등 몇 번의 상호 변경을 거치고 2019년 지금의 사명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주)’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자동차 타이어 튜브 및 동 부속품 제조와 재생 가공 판매 등의 타이어부문, 타이어 제조기계의 제조와 판매, 축전기 제조와 판매, IT 구축 및 유지 사업 등 비타이어사업에 나서고 있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생산·유통망 확장

한국타이어는 정부의 자동차공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승용차용 타이어, 튜브리스 타이어를 개발하면서 1975년에 이란 교통성에서 발주한 1300만 달러 대형 입찰을 수주했다. 1976년에는 쿠웨이트에 첫 중동지사를 오픈하는 등 국내 시장은 물론 중동,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해 나갔다. 1980년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했고, 1년 후인 1981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생산 능력과 매출 규모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 1982년에는 국내 최초로 E마크(유럽 자동차 규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90년대 들어서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기술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다. 1991년에 폭스바겐 신차용 타이어(OE: Original Equipment)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계기로 보다 앞선 기술과 우수한 품질이 요구되는 세계 신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첫 해외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특히 기술력 확보와 지역별 특성에 맞는 상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1992년에는 미국, 1997년 독일, 1998년 중국에 해외 전략 지역에 기술센터를 설립해 기술 거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1996년 가흥공장과 강소공장을 열고 중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신흥 시장의 급격한 자동차 대중화로 타이어 수요가 급증해 글로벌 생산 및 유통망을 확장했다. 2001년 유 럽 내 물류센터 가동과 함께 2006년 헝가리 첨단 타이어 생산시설을 설립했다.

기술력 인정받아
타이어 업계 선도

한국타이어는 자사의 타이어 기술을 세계에서 인정받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인 전기차 레이싱 대회에 독점 타이어 공급사로 선정돼 세계 타이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7월 세계적인 전기차 레이싱 대회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ABB FIA Formula E World Championship, 이하 포뮬러 E)’에 전기차 타이어(이하 EV 타이어)를 독점 공급할 파트너로 선정됐다. 포뮬러 E는 5개 대륙에 걸쳐 전 세계 중심 도시에서 열리는 전기차 경주 대회다. 이번 파트너 선정으로 한국타이어는 공식 타이어 공급사인 ‘미쉐린’의 뒤를 잇게 된 셈이다. 한국타이어는 성능 향상 모델인 3세대 경주차가 도입되는 2022/23 시즌부터 포뮬러 E의 원메이크 공식 타이어 공급사이즈 테크니컬 파트너로 활동하게 된다. 이를 통해 포뮬러 E 대회의 공식 경기에 참가하는 모든 차량이 한국타이어를 장착하고 레이싱을 펼치게 된다.

특히 포르쉐,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총 10개의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참가해 각 사가 보유한 최신 전기차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경합을 벌이는 만큼, 한국타이어도 최고의 타이어 기술력으로 레이싱 대회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차량이 하나의 타이어 브랜드만 장착할 수 있기에 타이어 품질 기술력에 편차가 없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탑 타이어 수준의 EV 타이어 기술력과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 후원 경험을 결합해 모빌리티 산업 및 모터스포츠의 미래를 열어갈 대회를 함께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타이어 공급 및 기술 지원을 통해 EV 타이어, 모터스포츠 기술 데이터를 축적해 타이어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일궈 낼 미래지향적 테크놀로지를 확보할 계획을 덧붙였다.

한국타이어는 해외서 타이어 기술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타이어 업계 시상식에서 아시아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VCD(Virtual Compound Design) 시스템’으로 우수 평가를 획득해 업계에서 인정을 받는 분위기다. 또한 카이스트와의 미래기술 연구 협약을 맺는 등 향후 디지털 전환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VCD 시스템은 사전에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실제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고도 최적의 컴파운드 조합법을 만드는 기술로, 개발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카이스트와의 공동 연구로 인공지능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타이어는 J2A 어워드에서 타이어 제조-생산자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J2A 어워드는 글로벌 타이어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유럽 고무 저널 주관의 시상식으로, 타이어 기업들의 자동화 및 디지털 전환 노력을 공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VCD 시스템은 사전에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컴파운드의 특성을 예측, 실제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고도 최적의 컴파운드 조합법을 만드는 기술이다. 특히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되던 컴파운드 개발 기간을 최대 50%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5년부터 VCD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해 2019년 국내 과학기술대학기관인 카이스트(KAIST)와 미래기술 연구 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처리·분석하기 위해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하기도 했다. VCD 시스템은 데이터 분석 정확도가 매우 향상돼 현재 95% 이상의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인공지능 기술과 디지털 센서를 접목한 자동화 검수 시스템 도입,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설비 이상 탐지 예측 시스템 ‘CMS+(Hankook Condition Monitoring System Plus)’를 개발하는 등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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