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8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8.18.[뉴시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8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8.18.[뉴시스]

[일요서울]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31일 낮 12시까지 9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병원 내부에서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와 대구에서도 기존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재활병원, 직장, 교회에서 감염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송파구 병원과 관련해 "역학조사팀이 파악하기로는 그동안 다녀간 환자, 의료진 약 250명 이상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절반 정도 완료됐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까지는 종사자와 그들의 가족, 지인 중에서만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라면서도 "추가 규모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방대본이 발표한 이날 낮 12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주요 발생 현황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소재 병원과 관련 접촉자 조사에서 8명이 추가 확진됐다.

지난 2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 병원에서는 현재까지 9명이 감염됐다. 이 병원 첫 확진자를 포함해 종사자는 6명으로 5명은 급식시설에서 일했다. 진료부에서도 1명이 나왔다. 확진자 가족이 2명, 지인이 1명이다.

서울에서는 송파구 병원 외에 요양시설, 사우나 등 다중이용시설과 생활 속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다.

동대문구 요양시설에서 진행된 고위험시설 선제검사를 통해 지난 30일 이후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표환자를 포함해 모두 시설 입소자들이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해당 시설이 주간보호센터라 접촉자들을 자가격리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남구 럭키사우나 관련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방문자 2명, 가족 1명, 음식점 모임 가족 등 2명 등 총 5명이 추가 확진됐다. 현재까지 이 사우나와 관련한 확진자는 누적 33명이 확인됐다.

은평구 방문교사와 관련 하루 만에 접촉자 중 3명이 추가돼 1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추가 확진자는 수강생 가족 2명, 가족 동료·지인 1명이다.

31일 0시 기준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2명이었다. 지난달 29일(51명) 이래 31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방역당국은 이날 핼러윈데이가 지난 5월 이태원발(發) 집단감염과 같은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

경기에서도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재활병원과 학교·직장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경기 광주 SRC재활병원 관련 환자는 하루만에 3명이 늘었다. 모두 격리 중에 확진됐다. 이 재활병원 간병인·보호자 중 1명, 의료인력과 기타 직원 2명이다. SRC재활병원 관련 확진자는 총 150명에 이른다.

동일집단격리(코호트) 이후에도 시설 내부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장애인단체 등에서 탈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본부장은 "동일집단격리의 원칙은 1인1실 또는 분산입원이지만 많은 경우 여의치 않다"며 "지방의료원이나 감염병전담병원으로 분산입원을 실시하되 돌봄인력도 동일하게 분산 입원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실시해 온 것처럼 국·공립 의료기관, 감염병 전담병원 중 공공의료기관, 특수병원 등을 중심으로 시설 내부의 확산을 막기 위한 분산입원, 전원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남 분당중학교 관련 학생 가족 7명, 지인 5명이 추가 확진돼 지난 29일 대비 12명이 늘었다. 학생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서울에서 9명, 경기에서 16명 등 총 25명이 분당중 관련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지난 19일 첫 확진자가 나왔던 양주 섬유회사에서는 지난 26일 이후 확진자 6명이 추가됐다. 모두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표환자의 가족 3명, 직장 동료 3명이다. 이 회사 관련 누적 2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에서도 코로나19 전수 검사 과정에서 교인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던 한 교외지역 교회 관련 감염자가 늘었다.

대구 서구 대구예수중심교회 관련 전날 대비 5명이 늘었다. 방역당국 접촉자 조사 중 교회 교인 1명, 지인 1명, 직장동료 1명과 직장동료 가족 2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 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최근 2주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어 조사 중인 확진자 비중은 11.4%로 나타났다. 지난 18일부터 31일 0시까지 신고된 코로나19 확진자 1403명 가운데 160명이다.

이 수치는 방역관리망 안에서 통제되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하는 지표와 연관이 있다. 지난 30일 대비 0.7%포인트 늘었지만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2주간 확진자 중에서는 집단발병이 470명으로 33.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병원, 요양병원과 같은 의료시설 감염 사례는 345명으로 24.6%를 차지했다. 해외유입은 269명(19.1%), 앞선 확진자를 접촉해 감염된 경우가 159명(11.3%) 등이다.

권 부본부장은 "신규 집단발생 건수가 지난주보다는 좀 낮아졌거나 소규모로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의료기관, 요양시설 감염은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다 맨 나중에 정체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이에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연결고리를 직접 관리하는 수단이 잘 확보돼 있지 않다"며 "조용한 전파 위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수도권 내 요양시설, 정신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전수 진단검사 결과는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은 "수도권의 요양시설, 정신의료기관을 대상으로 16만건 이상의 선제검사를 하고 있으며 지금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면서 "11월초 중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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