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중간에는 한동훈 검사, 오른쪽에는 최재형 감사원장. [뉴시스]
왼쪽부터 윤석열 검찰총장, 중간에는 한동훈 검사, 오른쪽에는 최재형 감사원장.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정식 출범을 위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가동된 가운데, 공수처장 후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 한동훈 검사가 '공수처법'에 따라 제1대 공수처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 제5조(처장의 자격과 임명)에 따르면 판사·검사 및 변호사 직에서 15년 이상 있던 사람이 후보가 될 수 있다. 처장 정년도 65세다.

이 조건에 만족하는 현역 검사로는 '윤석열 現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가 가능하다. 1960년생인 윤 총장은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사법연수원(제23기)을 거쳐 지난해 7월 대검찰청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공수처법 제5조에 따라 공수처장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대검찰청 국감 답변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 대검찰청 국감 답변 [뉴시스]

 

1956년생인 '최재형 現 감사원장'도 윤 총장과 같이 공수처법 제5조의 조건에 들어맞는다.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최 원장은 1986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를 시작으로 지난 2017년 2월 사법연수원장으로 공직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2018년 1월부터 감사원장을 하게 됐고, 최근에는 '월성1호기 원자력발전소(원전)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원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동훈 검사'도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1973년생인 한 검사는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그해 제27기 사법연수원을 시작으로 2001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로 공직에 입부(入部)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검사로 임명됐는데, 올해 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일명 '검찰 인사 학살'로 불린 강제조치에 따라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로 전출됐다. 올해 6월부터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좌천' 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다가 현역 수사부서에서 완전히 배제당한 형국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7.29.[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7.29.[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 등에게 "살아 있는 권력에 눈치 보지 말라"고 직접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 최재형 감사원장이 처한 현실은 문 대통령의 발언과는 정반대인 양상이다. 오히려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댔다가 도리어 더불어민주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의 핵심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가동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당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내정됐던 이헌 변호사는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무소불위의 '독재(獨裁) 수사처'로 전락할 수 있는 기구다. 법조계 등 각계에서는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수처를 우려하신다. 가장 큰 문제는 '친정부 인사'가 공수처장이 돼 편파적으로 운영했을 경우다. 공수처법에서는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한다"면서 "공수처는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결국 '공정한 수사결과'가 나와야 한다.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 친정부 인사가 아니라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인사'로 임명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동훈 검사장이 보직 변경 관련 신고를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한동훈 검사장이 보직 변경 관련 신고를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한편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본격 가동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종철 연세대학교 교수, 박경준·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는 이날 오전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추천위원회는 오는 9일까지 1인당 5명 이내의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공수처장 후보로 최대 35명이 물망에 오르게 된다. 향후 13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회의를 열 예정으로, 최종 2명을 후보로 추천하게 되면 공수처법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 2명 중 1명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박병석 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정혁 변호사, 박경준 변호사, 이헌 변호사. (공동취재사진) 2020.10.30. [뉴시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박병석 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정혁 변호사, 박경준 변호사, 이헌 변호사. (공동취재사진) 2020.10.3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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