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인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일대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10.31. [뉴시스]
핼러윈 데이인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일대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10.31. [뉴시스]

[일요서울] 가을·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변수 중 하나인 핼러윈 데이 평균 잠복기가 지나면서 방역당국이 수도권 환자 발생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루 국내 발생 확진자 수가 30명대에서 90명대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는 수도권에선 자칫 7일부터 달라지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기준인 1주간 하루 평균 100명을 초과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나타나고 진단검사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4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잠복기인 2주까지 수도권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잠복기 기간에 이른바 '조용한 전파' 차단을 위해  증상이 의심될 경우 서둘러 진단검사를 받아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수도권 국내 발생 확진 환자 수는 서울 21명, 경기 15명 등 36명이다.

7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는 총 5단계로 ▲생활방역(1단계) ▲지역 유행(1.5~2단계) ▲전국 유행(2.5~3단계) 등이다.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하거나 하향할 땐 주평균 60대 이상 확진자 수, 중증환자 병상수용능력, 역학조사 역량, 감염재생산 지수, 집단감염 발생 양상, 감염경로 조사중 사례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도 함께 평가하지만 핵심 지표는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 환자 수다.

1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 국내 발생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수도권은 100명, 충청·호남·경북·경남권은 30명, 강원·제주권은 10명 미만일 때까지 1단계를 유지한다. 1.5단계는 이 기준을 넘을 때 검토한다.

10월28일부터 최근 일주일간 서울과 경기에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국내 발생 환자 수는 0시 기준 61명→93명→72명→77명→81명→62명→36명 등으로 하루 평균 약 68.9명이다.

지난 한달간 수도권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9월30일~10월6일 47.6명, 10월7일~13일 49.6명, 10월14일~20일 43.4명, 10월21일~27일 69.1명 등으로 증가 추세지만 아직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변수 중 하나는 지난달 31일 핼러윈 데이다.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잠복기를 코로나19의 경우 평균 5~7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이번 핼러윈 데이의 경우 지난달 31일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은 상태로 감염자와 접촉했다면 5일째인 4일이 지나면서 5일부터 7일 사이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증상 발생 이틀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코로나19 특성을 고려하면 3일부터 이미 추가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다.

통상 한국 확진 환자들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고 진단검사를 받고 격리되기까지 평균 4일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최대 잠복기인 14일까지는 핼러윈 데이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감염병 전문가는 증상 발생과 진단검사, 격리·입원까지 시차 등을 고려할 2주가 되는 11월 중순까지는 수도권 유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월12일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이후 지역사회 감염 등의 영향은 2주 정도가 지난 10월 마지막주부터 나오고 있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검사를 받는다면 5~7일이 지나서부터 환자가 나오겠지만 2주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집단감염 사례가 사우나, 헬스장 등 실내 체육시설, 학원 교습소 등 대체로 마스크 착용이 철저히 지켜지기 어려운 일상에서 비롯되고 있어 방역수칙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잠복기 추가 전파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증상이 의심될 경우 신속히 진단검사를 받아 추가 환자를 줄이는 게 최선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의 발생 상황을 보면 긍정적인 것 하나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진단되기까지의 시간이 비교적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조기 진단검사는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하면 바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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