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죽던날' 김혜수-'애비규환' 정수정 [일요서울 DB/ 영화 포스터]
'내가죽던날' 김혜수-'애비규환' 정수정 [일요서울 DB/ 영화 포스터]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극장가에 불고 있는 F등급(Female-Rating) 바람이 코로나19로 침체돼 있던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F등급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여성이 끼친 영향을 평가해 부여하는 등급이다. 여성 연출, 여성 각본, 여성 주연 중 하나의 조건이 충족되면 F등급을 받게 된다. 앞서 개봉한 F등급 영화 ‘소리도 없이’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 선전 중인 가운데 12일 박지완 감독의 ‘내가 죽던 날’과 최하나 감독의 ‘애비규환’이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특히 두 작품은 김혜수와 정수정(크리스탈)이라는 여배우를 간판으로 내세워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을 남긴 채 절벽 끝에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여고생이다’로 아시아 단편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지완 감독이 연출을,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주연을 맡았다.

'내가 죽던 날' 출연진 [일요서울 DB]
'내가 죽던 날' 출연진 [일요서울 DB]

김혜수는 ‘내가 죽던 날’에서 절벽 끝에서 사라진 소녀 세진(노정의)의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 현수를 연기한다. 지난 4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실제로 많은 상처를 안고 있었을 때 ‘내가 죽던 날’의 제안을 받았음을 밝힌 김혜수는 “당시 스스로 드러나지 않은 상처와 좌절이 있어서 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마음이 갔다”며 “누구나 남들이 모르는 상처나 고통, 절망과 좌절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특히 요즘처럼 힘에 부치는 시기에 영화를 보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촬영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제목, 시놉시스, 포스터를 보면 ‘내가 죽던 날’은 굉장히 어두운 작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절망 속에서도 꼭 살아야만 한다는 간절한 위로’였다.

'애비규환' 출연진 [일요서울 DB]
'애비규환' 출연진 [일요서울 DB]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다. 이 작품은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정수정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특히 ‘애비규환’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정수정은 임산부로 파격적 변신을 감행해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일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정수정은 “내게는 첫 영화다. 평소 독립 영화를 너무 좋아했는데 이렇게 멋진 대선배님들과 같이하게 돼 영광이었다. 그냥 매 순간이 즐거웠다. 현장이 정말 좋았는데 그게 다 스크린에 드러난 것 같다”고 스크린 데뷔 소감을 밝혔다.

극중 정수정은 똑 부러진 성격과 비상한 머리를 지녔으며, 결단력과 추진력까지 가진 인물이지만 임신 5개월인 토일 역을 맡았다. 첫 임산부 연기에 도전한 정수정은 “처음 임산부 캐릭터를 제안을 받았을 때 한숨이 나왔다. 너무 큰 도전이라 망설여졌지만 대본을 읽고 나서는 단번에 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본이 재밌었다”고 작품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출을 맡은 최하나 감독은 “이혼 가정은 많지만 실패했다는 부정적 시각이 아직 남아있다. 삶의 오류를 인정하고 고치기를 결심한다는 부분에서 편견 없이 바라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작품 의도를 전했다. ‘애비규환’에는 정수정을 비롯해 장혜진, 최덕문, 이해영, 강말금, 신재휘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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