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 “위기의 대한민국, 결정적 책임은 바로 文 대통령에 있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다루면서 끝내 외면한 문제는 바로 ‘북핵·인권·국방개혁’이라는 게 3성 장군 출신 신원식(62) 국민의힘 의원의 솔직한 심정이다. 일요서울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퇴계로 본사에서 신 의원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속내’를 직접 들어봤다. 신 의원과의 이날 대담은 장희영 교수가 진행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우리 국민 총살은 북한의 반민족행위···文도 책임 있어”
-“北核은 현실···불편한 진실, 이제 피할 수 없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3성 장군 출신으로 정치권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문재인 대통령이 저를 정치권으로 불러냈다. 좋지 않은 의미다. 2016년 전역한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자리를 잡았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당시 원외에서 나라가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보고 진단도 하고 대안도 내놓으려고 했으나 울림이 없었다. 그래서 제도권으로 들어가게 됐다. 나라가 올바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한계가 있어 기대만큼 큰 울림을 드리지는 못했지만···

- 6·25전쟁 발발 70주년에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피살됐다. 어떻게 보는가?
▲ 북한이 벌인 반인도적·반민족적 범죄에다가 흉악성도 최악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시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드시 되짚어야 할 문제다. 비무장 상태로 우리 국민이 생사(生死)의 문턱에 있는데 총으로 쏘면 그건 어떤 범죄인가. 北 김정은이 인류 보편의 가치를 훼손했는데 왜 그만 면책을 해야 하는가? 인류 보편 가치보다 우선하는 남북관계는 없다. 본질적으로 헛소리다. 북한도 제네바 합의에 해당되므로 전시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근데 그 금기 행위를 평시에 저질렀다. 유엔이사회에서도 즉결처분은 해서는 안 되는데···최악질의 반민족 범죄다.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안 했다. 월북(越北) 판정은 그에 대한 면책성 행위다. 우리 국민을 구하지 못한 것을 두고 면책으로 방향을 잡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월북 증거 내세운 만큼 아니라는 증거도 충분하다. 차가운 바다에서 표류하다 넘어갔다. 구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결코 면책이 될 수는 없다. 월북 의도는 물리적인 확실한 증거로 보기에는 대단히 허술하다. 그런데 월북 프레임으로 만들어 물타기를 하면서 마치 북한 편을 드는 듯한 모습마저 나왔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 북한은 아무 일 없다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북한의 태도는 어떻게 보는가?
▲ 북한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내가 하면 신통력 있다’는 것 같은데, 결국 북한도 다르지 않다. 늘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함정에 빠져 있다. 6·25전쟁 이후 3000번의 도발이 있었는데, 100% 북한의 도발이다. 7·4남북공동성명 이후 육영수 여사를 암살하고, 전두환 정권 당시에는 아웅산 테러를 저지르지 않았나. 제1·2연평해전부터 천안함 폭침과 강화도 포격 도발 등 끊이질 않는다. 보수정권이 들어서서 잘못된 게 아니고 잘해 보려고 했는데 북한이 약속을 깨고 도발을 한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굴종하고 있지 않는가. 마치 쌍방과실로 군사적 긴장 조성됐다고 하는데 거대한 착각 속에 빠져 있다.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면서 평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 북한은 왜 안 바뀌는가?
▲ 북한의 3대 세습 왕조 체제가 바뀌지 않으면 개혁이 불가능하다. 일부에서 중국·베트남 개방 모델을 언급하는데, 결코 같지 않다. 이들은 공산당 내에서도 집단지도체제·임기 등이 있어서 주기 교체가 가능하다. 그래서 지속이 안 되지만, 왕조는 다르다.

- 어떻게 다른지?
▲ 일단, 우리가 현명한 것 같지만 참 안타까운 것은 바로 ‘북한의 계속되는 마술쇼’의 수준이 점점 떨어지는데, 계속 속아 넘어간다. 그러다보니 북한은 ‘마술쇼’의 수준도 개선시키지 않는다. ‘4·27 판문점 선언’을 보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지난 2005년보다 저급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역사상 감동적인 예술’이라고 박수를 친다고 하지 않았나. 북한의 괘씸한 버릇을 고치려면 우리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야만 한다.

- 예를 들어 신 의원이 정치지도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 북한의 반민족적 흉악 범죄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적 공감을 시작으로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 국내 사안이었다면 경찰력 등을 동원할 수 있겠지만, 국제관계에서 물리력은 무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다. 최근 지상파 토론회에 나갔더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제가 ‘당신의 부모형제가 그런 일을 당하더라도 남북 관계의 계기로 만들겠느냐’고 질문했더니 말을 못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방향을 잃은 상태다. 도대체 뭐가 중요한지···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북한이 최근 ‘조선노동당 열병식’에서 ICBM‧SLBM 등 북핵투발수단을 노골적으로 공개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지금 대한민국은 폐암 말기 상태다. 이제 어마어마하게 고통스러운 치료를 해야 하는 상태다. 겁나는 이야기 하면 잘 안 믿으려고 하는데, 이제 그 불편한 진실을 직면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이제 현실이 됐다. 핵(核) 능력의 현주소에 대해 정확히 보고 받고 국민에 알려야 한다. 핵은 핵탄두 등 폭탄과 미사일이라는 투발수단으로 구성된다. 지금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은 60여 개라고 하고, 미사일은 검증 중이라고 한다. 미사일을 쏠 수 있는 잠수함도 대부분 완성에 가깝다. 미국이 기준이니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이미 100%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최일선에는 외교부가 있는데 협상이 실패하면 그 다음에는 우리가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게 바로 억제력이다.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수단이 가동돼야 한다. 이것은 안보실장 주관이고 대통령 총괄 사항이다. 북한이 핵을 쏘면 지상·하늘에서 방어해야 한다. 그래도 피격될 경우 민방위 대응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제대로 하고 있는가. 이건 행정안전부 주관이다. 말 그대로 종합옵션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폭탄 돌리기의 끝까지 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휴가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국방개혁 2.0’과 상관이 있다면?
▲ 국방개혁 2.0에 집중해서 말씀드리겠다. 국방개혁 2.0은 ‘자주국방’과 ‘한미동맹’ 두 축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를 보면 추후 정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은 미래 한국군을 약소지향으로 만드는 개악이다. 지금 한국군이 개발하는 90%는 모두 전 세계가 가본 적이 없는 길이다. 미국조차 성공할지 모르는 영역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우선 국방개혁 2.0의 시작부터 알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 국방개혁 2020으로 시작됐다. 당시 수정 원인은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정한 그 전제가 맞지 않아서다. 당장 2006년 10월부터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했지 않은가. 저출산·경제성장·위협감소 등이었는데 이명박 정부 세계경제위기 맞이하기도 했다. 그래서 안 됐는데 문재인 정부는 그런 전제조차 없다. 국방개혁은 패러다임의 완전한 전환인 만큼 엄청난 변화다. 다만 중요한 것은 속도다. 국방 개혁은 기업 개혁과 다르다. 공백은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에서는 수요공급의 탄력성이 높지만, 군대는 다르다. 특수부대를 해체했는데, 다시 만든다고 하면 바로 만들 수 있는가. 공급탄력성이 전혀 없다.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복이 있어도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원칙은 ‘선(先) 전력 증강-후(後) 전투력 발휘’이기 때문인데,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반대다. 일례로, 문재인 정부는 5년 단위 중기계획에 반영만 되면 일단 오케이다. 전력화에 최소 5년이 걸리는데···80%에 달하는 대부분 장비들이 전부 도입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 때부터 병력이 12만7000명이 줄었다는데, 그중 54%가 문재인 정부 들어 줄인 수치다. 무기도 죄다 ‘도입 중’ 상태니, 당최 언제 성공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도대체 왜 문재인 정부는 과격하게 군대를 줄이는 데에 박차를 가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안보불감증’이 심각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외교안보특별위원회’를 구성했는데, 하는 일은?
▲ 암이 감기보다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늦기 때문이다. 안보 정책의 결과는 전쟁이 나야 알 수가 있다. 병(病)의 장악 여부는 경보시스템인데, 안보 정책은 가장 마지막에 국민들에게 배달된다. 그래서 관심이 없다. 경제정책과 상이하다. 게다가 안보 정책은 정부가 독점하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안보불감증이 생기는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다만, 한국의 특수한 안보불감증을 부추기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전쟁에 대한 피로감 등이 있지만···2018년 일명 ‘저질 평화 쇼’가 먹힌 이유도 그런 것에 기인한다. 믿고 싶은 것이다. 좌우익 이념 대립도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유럽은 좌우 진영 모두 안보정책의 차이가 없다. ‘나라 지키는 것’이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안보 정책에 차이가 있다. 굉장히 이상한 이념 대립이다. 차이가 나야 할 것은 나지 않고···이 간극을 현실감 있게 조율하는 게 바로 대통령의 역할인데···

-지난 5년간 군에도 차이가 많이 있었다고 보는가?
▲ 5년이면 강산이 반은 변한다는데, 그럼에도 군이 영속적으로 같아 보이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본질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최근 5년은 좋지 않은 쪽으로 바뀐 것 같다.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사건들은 주기적으로 일어난다. 아무리 기획관리를 잘해도 주기성이 있다. 군에서는 사람이 바뀌기 때문에 수준 축적이 안 된다. 수준을 올릴 수가 없으니 수준 유지 교육을 한다. 그렇게 사람이 바뀌다 보면 그 이전 세대 군인들도 현재와 같다고 판단한다. 지금처럼 北 김정은이 조용하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9.19 남북군사합의를 우려한 이유가 그것이다. 시험 준비가 아니라 맨날 놀이공원 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이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정말 대책이 없다. 그리고, 정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군의 최고 지휘관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일방적인 희생을 강조하는 시기가 지났다고 하는데, 군인은 일방적인, 자기 생명을 버려서라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존재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편안 이유는 누군가가 그의 생명을 걸고 그 임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급 고하를 막론하고 군인은 전투복을 입고 싸우다 죽는다. 전투복은 수의(壽衣)다. 수의를 입고 싸우는 존재들이다. 국방일보에 ‘평화는 대화로 지킨다’라고 보도했는데, 그건 외교관이 할 일이다. 군인은 총으로 국민을 지킨다. 외교관의 임무는 평화를 진작시키는 양념이 될 수 있지만, 메인 디쉬(Main Dish)는 국방력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군대가 지금 제대로 유지가 되겠는가. 결국 이 사태의 가장 결정적인 책임은 국방의 본질적 가치, 그 임무에 대한 생각이 깊이 있게 정리돼 있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라고 본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조주형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일요서울 본사에서 장희영 교수와 대담 중이다. [사진=오두환 기자, 신수정 기자, 조주형 기자]

 

-‘전쟁과 평화’라는 말이 있는데.
▲ 하나마나한 질문이다. 나도 평화가 좋다. 전쟁이 없는 상태가 평화다. 전쟁은 평화를 얻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보다 나은 평화를 얻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 일제 36년 거치면서 얼마나 참혹했는가. 지난 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서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전쟁이 나질 않는다. 캐나다가 왜 걱정을 하지 않는가. 미국이 침략할 이유가 없어서인데, 바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해서다. 북한의 세습 왕조가 무너지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들어서면 한반도는 항구 평화 지대가 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하고 있는데, 만약 다당제가 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될 경우 한국에 대한 위협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일본도 그렇게 못한다. 일본이 군국주의로 가는 것 아닌 이상 못할 것이다. 일본 자위대가 27만 명인데, 그 트라우마 때문에 22만 명을 못 채운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있고, 시장경제체제로서 상호의존성도 심화되기 때문이다. 진짜 위협은 북쪽에 있다.

-군이 존재하는 이유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가?
▲ 그렇다. 의도와 능력 중에서 능력에 주안점을 두고 봐야 한다. 의도는 모른다. 지난 5월 북한이 우리 군 GP에 대공포 쏜 것에 대해 주고받는데, 실사구시(實事求是) 하지 못하다.

-오는 4월 서울·부산 재보선에서 반문연대 단일 후보는 어떻게 보는가.
▲ 결국에는 사람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보궐선거에 사람을 낸다고 하는데, 상당한 실수로 보인다. 그동안 여당에서 실수하면 반사 이익을 받는 경향이 줄어들었는데···사람이 중요하다. 대선 전초전인 이번 선거에서 사람을 모으는 게 정말 중요하다. 다만 반문(反文)이라는 용어가 어쩔 수 없다지만, 통합(統合)이라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결국 정권 교체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당에 새로운 활력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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