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내비친 르노삼성, “테슬라 실적 넘어서겠다” 각오 밝혀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께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께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가 출발하자 운전자를 비롯한 3명의 동승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녹색 신호등에 출발한 조에는 탑승객들의 등을 시트에 바짝 붙이면서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던 차에 갑자기 탑승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또 다른 기회에 동승했던 이의 말을 빌리면 “(조에는) 균일한 속도로 유영하는 우주선에 뛰어들어 올라탄 느낌”이 들게 하는 전기차였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조에 출시와 함께 큰소리를 쳤던 이유를 시승 출발과 함께 찾은 셈이었다.

르노 조에(ZOE)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 등극 
한국 출시 이후 유럽 1위 달성한 상품성 입증은 시간문제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8월 전지연료자동차(전기차) 조에(ZOE)를 프랑스 르노 본사로부터 들여와 국내에 선보였다. 정식 국내 출시 이후 르노삼성은 “테슬라의 실적을 넘어서겠다”며 상품성 입증에 자신감을 내보였다. 가격 면에서도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모두 받으면 20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해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하고 있는 경쟁 차종들과 대등한 겨루기가 가능해진다.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조에와 함께 3일간 총 200km 주행했다. 대부분 시내 도로를 달렸다. 간혹 내외부 순환도로를 타기도 했으나, 오르막 내리막을 비롯해 주로 시내 및 골목길을 다녔다. 전장 4090㎜, 전폭 1730㎜, 전고 1560㎜, 휠베이스 2590㎜로 국내 경차와 소형차 중간쯤의 크기다. 하지만 주행하는 동안 조에가 얼마나 작은 차인지 잊을 정도로 1열 공간은 넉넉했다.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의 기어에는 P가 없다. [이창환 기자]

신기한 기어박스 ‘P’는 어디에

조에 시승차를 넘겨받고 나서 자리에 착석하고 기어에 손을 올리면서 잠시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해야 출발하는 거지’ 조에는 기어에 주차를 의미하는 ‘P’가 없다. 후진(R)과 중립(N) 그리고 전진을 의미하는 D와 B가 있다. D에 두고 밟으면 자연스레 출발한다. 처음에는 작고 나름의 귀여운 모습에 소중하게 다루는 마음으로 가속 페달도 살살 밟았다. 

그런데 골목을 빠져나가면서 조에의 힘이 결코 국내 세단 형의 내연기관차들에 뒤지지 않는 다는 것을 금방 느꼈다. 큰 소음 하나 없이 전기 모터 돌아가는 가벼운 소리로 내뿜는 힘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누군가 스포츠카와 테슬라를 조에와 비교한 것을 봤는데 공감할 만했다. 조에는 100kW급 최신형 R245모터를 장착했다. 이에 최고출력 136마력 및 최대토크 25kg.m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어지간한 소형차 이상의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의 배터리 용량은 아이오닉보다 크다. [이창환 기자]

국산 전기차를 대표하는 아이오닉의 경우 공차중량이 1530kg인데 반해 조에가 1545㎏이다. 크기는 작은데 더 무겁다. 이는 배터리 용량이 54.5㎾h로, 아이오닉의 38.3㎾h 보다 월등히 크다. 그런데도 날렵한 주행이 가능한 이유는 역시 모터와 출력이다. 작은 차체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느껴지는 지도 모르지만, 그 힘은 온몸으로 전달돼 왔다. 

고용량 배터리 장착에 스포츠카 같은 착각까지

시내도로 주행이 목적이 아니었다면 제로백(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음이나 진동도 없이 시속 70~80km의 중‧고속 구간에 도달할 때면 정말 스포츠카를 탑승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의 1열 공간은 좁지 않다. [이창환 기자]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안전보조 장치보다 국산차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는 시트 높이 조절이나 더운 여름철 탑승자의 시원한 등과 엉덩이를 위한 통풍시트의 부재였다. 이 정도의 소박한 요구라면 차체만 국내에 들여와서 국내 소비자의 욕구에 맞게 조절하거나, 한국 내수용만 사양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실행하기 힘든 기대를 해본다. 

내비게이션이나 주행을 돕기 위한 보조 기능은 대부분 르노삼성의 차량과 동일하다. 르노삼성 차량 소유자나 탑승 경험이 있다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내주행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골목길과 오르막 내리막을 자주 다녔지만 내연기관 차량들처럼 연비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의 뒷문 손잡이가 독특하다. [이창환 기자]

오히려 페달에서 발을 떼고 속도가 줄어드는 구간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서 차량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구간이 연료가 절약되는 구간으로 여겨졌다. 특히 D가 아닌 B를 적용하고 주행할 때면 밟는 동안 달리고 발을 떼면 모터가 감속했다. 이는 어린 시절 놀이동산의 범버카처럼 밟고 있는 동안 움직이고 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총 200km를 주행하는 동안 느낀 것은 ‘미래형 자동차의 견본을 체험한 듯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좁은 곳도 쉽게 드나들고, 주차도 용이했다. 동승자들을 달리해서 주행을 하면서 대부분 한마디씩 건넸던 말은 “기대치 않게 잘 나간다”였다. 르노삼성이 전기차 내수 시장에 욕심을 내며 상품성으로 입증하겠다고 강조한 부분이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는 모양새다.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의 사양은 르노삼성과 맥을 같이 한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의 트렁크는 소형인 차체에 비해 작지 않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가 출시와 함꼐 국내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창환 기자]
르노 조에(ZOE)의 클러스터는 모든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시인성을 높였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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