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질환예방]
유아기 구강 내 전염 막은 ‘뮤탄스균’ ⋯성인기 충치 예방 효과

다양한 치과질환과 치료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유래되는 가장 흔한 만성질환에 충치가 해당된다. 충치는 유아기에 양육자나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감염되는 전염성 질환 중 하나다. 충치는 4가지 원인에 해당되는 숙주 요소, 세균 요소, 식이 요소, 시간 요소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  4가지 원인 중 대표 세 가지인 숙주 요인은 인체의 충치에 대한 저항 능력을, 식이 요인은 설탕 섭취 빈도나 구강 내의 위생 상태를, 세균 요인은 충치 세균의 수와 감염 시기를 의미한다. 따라서 충치의 예방과 치료 전략은 이 세가지 요소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치아에 생기는 충치는 구강 내에 있는 충치균에 의해서 시작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충치균은 연쇄상구균의 일종이다. 학명은 스트렙토코쿠스 뮤탄스(streptococcus mutans) 이며,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i)와 함께 충치의 주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는 뮤탄스가 치아를 검게 썩게 하는 것과는 무관하며 치아를 삭게 만든다. 뮤탄스균은 충치의 초기 발생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태어난 직후의 신생아 구강은 무균 상태로 습도가 높고 영양이 간헐적으로 공급되며 타액과 혀의 움직임 등에 의해 자정작용이 일어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침입하고 자리를 잡게 된다. 뮤탄스균은 혀나 볼 점막 같은 연조직에는 부착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단단한 조직의 표면에서만 집락을 이루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첫 번째 유치가 나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신생아의 19개월부터 31개월 시점은 뮤탄스균의 구강 내 침입 이후 정착이 쉬운 시기인데, 이를 뮤탄스균의 ‘감염의 창’이라고 명한다. 이 시기에 유아에게 뮤탄스균이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면 생애 전반에 걸쳐 충치 예방과 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감염의 창 시기에 아이와 가장 근거리에서 접촉하는 어머니와 양육자는 구강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무탄스균에 대한 항균 작용이 있는 자일리톨 껌이나 클로로헥시딘 칫솔질액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유아에게 음식물을 줄 때 우유병 젖꼭지나 숟가락 등을 소독하여 주고, 음식을 씹어서 유아에게 먹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단하고 질긴 음식 선호도가 높아서 서양 사람들보다 치아에 금이 가는 ‘치아 균열’ 확률이 비교적 높다. 치아 균열이란 표면에만 국한된 잔금에서 불완전하게 안쪽 상아질까지 연장된 균열, 치아가 쪼개지는 치아까지 포함하는 용어다. 단단한 음식을 잘못 씹었을 경우나 교통사고, 낙상 등의 외상으로 인해 치아에 충격이 가해졌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치아의 해부학적 형태나 수복물의 형태로 인해 교합력을 골고루 분산되지 못하고 한쪽으로 응력이 집중되는 경우, 근관 측정용 기구를 삽입하는 힘에 저항할 수 있는 치실이 얇은 치아도 균열에 취약하다. 치아에 금이 가는 치아 균열은 치아가 완전히 부러지지 않은 이상 방사선 사진으로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균열치는 씹는 힘에 의해 금이 간 부분의 간격이 넓어져 안쪽 상아질 층의 감각이 예민해져 시큰거리는 통증을 느끼는데, 같은 부위에서 씹을 때 또는 씹었다가 뗄 때 시큰거린다면 금이 가는 확률이 높다. 치아와 잇몸 사이의 염증을 평가하는 치주낭 측정 검사는 균열 치아를 감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금이 간 부분에서만 치주낭이 깊게 형성되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방사선 사진을 찍어 보면 균열을 따라 치아 뿌리 중 한쪽으로만 잇몸뼈 흡수로 인한 방사선 투과상이 보인다. 법랑질이나 상아질에 이환된 균열은 초기에 시진이나 투광, 염색법으로 조기 진단하기는 어렵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인성 착색으로 인해 시진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금이 간 치아의 파절은 단기간의 과다한 외력에 원인을 두고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치질에 피로도가 누적되어 유발되므로 평소에 치아에 과도한 힘을 가하는 습관이나 음식물에 주의해야 한다.

치아 균열은 금이 가는 정도의 진행에 따라 치료 방법은 달라진다. 아주 미세하게 표면에 잔금만 있고  인지하는 증상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반복적으로 씹는 힘을 받아 치아의 안쪽 상아질까지 금이 가게 되면 접착성 치과 재료인 레진으로 수복한다. 균열이 안쪽 상아질을 지나 치수 신경까지 진행되면 금이 간 선을 따라 미세 누출이 생기고, 세균이 침투하거나 치수에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 신경관을 소독, 밀폐한 후 더 이상 균열이 진행되지 않도록 치아의 전체를 덮어씌우는 크라운이 치아 보호에 효과가 가장 크다. 치아가 완전히 쪼개지면 들썩들썩 움직이고 치아의 근관 내부를 멸균 상태로 유지할 수 없으며, 통증이 계속되므로 발치해야만 한다.

치아의 변색은 착색 인자와 치아 표면의 결합에 의하며 유치와 영구치 모두에서 일어난다. 노화는 치아 변색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치아의 색깔이 탈해지고 노란 빛을 띤다. 차와 커피에 들어 있는 떫은 맛의 탄닌산은 치아를 얼룩지게 하며 황갈색으로 변색시킨다. 

또한 콜라, 카레, 적포도주 등 색이 있는 식음료도 치아를 변색시킨다. 더불어 담배와 약물, 그리고 치아의 신경이 손상을 받아 괴사된 경우와 치수 출혈이 발생한 경우에도 치아 변색이 나타난다. 따라서 보기좋은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아 변색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 섭취 후 3분 이내에 칫솔질을 해야 한다. 칫솔질은 치아가 마모되어 파일 수도 있으므로 너무 강한 힘을 빼고 가볍게 칫솔을 잡고 칫솔모의 방향이 치아와 잇몸 경계 부분에 비스듬하게 되도록 위치시킨 후, 20회에서 30회 정도의 진동을 주고 치아 면 쪽으로 쓸어내리듯 닦아줘야 한다. 이렇게 칫솔질을 잘 유지하면서 6개월 주기로 스케일링을 받아 구강 위생 관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재호 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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