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최초로 여성이 서울시장 직에 오를지 관심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임 단체장들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미투 선거’라는 점에서 여성 후보에게 가점을 줘야 한다는 여야 내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 힘 역시 경쟁력 있는 여성 후보가 출전한다면 유리한 구도로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어느 때 보다 높다. 

게다가 여야 모두 여성 약진이 두드러진다. 민주당에서는 민주당 서울시장 여성 후보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재선 의원 출신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개혁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추 장관의 경우 공수처 인선이 마무리되면 출마 여지가 크다. 검찰개혁 상징성으로 친문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대선급 주자로 경쟁력도  높다. 

추 장관이 나설 경우 대권을 포기하고 나온다는 점에서 경선에서 유리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박 장관 역시 연말 개각에 포함될 경우 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된다. 이미 박 장관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땐 추 장관을 당 경선에서 만나 이긴 바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여성 후보론이 제기된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본회의 5분 발언’으로 주목 받은 윤희숙 의원,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 3선 출신의 이혜훈 전 의원 등이다. 민주당이 여성 후보를 내세운다면 맞대응 카드로 유효한 후보가 여성이라는 게 당의 판단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금은 개인이 아니라 당이 우선이다. 당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고민할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나 전 의원은 경우 한동안 뜸했던 SNS 활동을 재개하고 책도 내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이달 초에는 김종인 위원장이 주재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서울 중진 만찬에도 참석해 당 일정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성 경제 전문가’를  내세운 이 전 의원도 “고민이 거의 막바지에 왔다”고 했다. 이 밖에도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역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성 후보들의 서울시장 도전은 2006년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테이프를 끊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2018년 제7회 지방 선거 때까지 여성 후보가 나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10년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어 패배한 바 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땐 추 장관과 박 장관이 당 경선에서 대결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시민 후보로 나온 박원순 전 시장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지만 본선에서 박 전 시장에게 밀렸다. 

2018년 민주당 서울시장 당내 경선 땐 박 장관이 다시 도전했으나 박 전 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거론되는 여성 후보들 모두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 여야 모두 ‘경선용’이 아닌 애초부터 선거판을 흔드는 본선용으로 성장했다. 여성 최초의 서울시장이 탄생할지 정치권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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