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대표
김대진 대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근 한 여론조사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쿠키뉴스와 한길리서치가 전국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한 대권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24.7%, 이낙연 22.2%, 이재명 18.4% 등 순으로 나타났다.

윤 총장 대선 지지도는 추석 전 10% 안팎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국정감사 기간에 윤석열 총장을 향해 쏟아진 여당과 추 장관의 공세가 보수층을 자극한 결과가 최근 조사의 상승곡선을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윤석열 총장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윤풍’을 두고 곧 사라질 바람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우선 첫 번째로 추 장관과의 갈등 해소에 따른 상승 동력 소실이다.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추미애 장관과의 마찰이다. 매우 낮지만, 두 사람을 충돌시켰던 문제가 결국 해소될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순 없다. 또 추미애 장관의 경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윤 총장의 임기보다 먼저 사퇴할 수도 있다. 결국 두 사람의 마찰이 만들어 내던 열기는 사라지고 지지율 상승을 유발하던 동력원은 소실되어 버린다.

두 번째 요인은 지금의 윤석열을 있게 해 준 시작점이다. 윤 총장이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원 대선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에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발언을 하며 정권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후 윤 총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검팀에 합류하며, 불의에 항거하는 인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또 이러한 공로로 기수를 건너뛴 최초의 검찰총장이 되었다. 결국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활약했던 인물인 그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기 위해 당내는 물론 당외까지 모두 설득시켜야 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마지막 요인은 지지 기반이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는 선거 초반 보수층에 지지를 얻으며 양자 대결에서 문재인 후보를 추월했던 바가 있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 보수 유권자 상당수는 홍준표 후보를 선택했고 안 후보는 선거에서 패배했다. 보수층에 있어, 완벽한 보수 인사가 아닌 이상 쉽게 표를 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가 현재의 지지율만 보고 덜컥 독자노선을 탄다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가 국민의힘에 가입해 후보로 나오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평생을 정치인 아닌 법조인으로 살아온 그이기 때문에 정치적 기반은 전무하다. 완주하기 위해선 러닝메이트나 정치 거물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그를 향한 국민의힘 수뇌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에 대해 “추 장관과 윤 청장이 서로 적인지 동지인지 구별되지 않는다”라며 정체성을 의심하고 있고,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서 당대표를 역임했던 김종인 비대위원장조차도 “정부여당 사람으로 야당 정치인이라 볼 수 없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윤풍’은 대선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윤 총장의 지지도 상승은 현 정치권에 회의적인 국민들의 심경이 대변된 것이다. 정부 여당에 대한 불만이 야당 후보 지지도를 상승시킨 것이고, 야당의 기존 정치인에 대한 회의가 윤석열 총장 지지도를 높인 것이다. 결국 윤석열 신드롬인 윤풍은 여야 공동 작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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