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정치 이념에서 크게 다르다. 트럼프는 보수·우파인 데 반해 문재인은 진보·좌파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통치 행태는 서로 닮은 데가 많다. 만약 문 대통령이 트럼프와 유사한 통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를 닮아간다면, 문 대통령도 트럼프처럼 실패한 대통령으로 전락된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 또는 ‘파시스트’라고 지탄 받는 것과 같이 문 대통령도 ‘좌파 독재’라고 비판된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트럼프를 나치 독일에서 선전선동을 주도했던 요세프 괴벨과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같은 존재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도 야당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독선적으로 갔다. 그는 야당에 의해 극렬히 거부된 후보들을 장관으로 임명하거나 여론의 뭇매를 맞는 각료들을 계속 감쌌고 국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여기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을 ‘좌파 독재’라고 규정했다.

둘째, 트럼프는 대학 나오지 않은 백인 노동자, 노조가입 노동자, 농민, 백인우월주의자 등을 내 편으로 감싸며 지식인과 비판적인 언론인을 적대시한다. 트럼프의 미국인 갈라치기에 격분한 미국 신문 100여 곳은 ‘반(反)트럼프 동맹’을 결성, 트럼프의 “더러운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반트럼프 운동에 나섰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분열과 대결을 조장했다. 문 대통령도 민주노총, 전교조, 참여연대, 저소득층, 호남지역 등을 우군으로 삼고 기업인, 지식인, 보수 언론매체들을 적대시하며 갈라치기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도 트럼프 지배하의 미국만큼이나 첨예하게 분열·대결 되어있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유럽연합(EU) 등 전통적 미국 우방국들과 대결했다. 문 대통령도 ‘북한 우선주의’에 빠져 반일(反日)하며 전통적 우방국들로 부터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해 놓고서도 핵·미사일을 더 개발하며 남한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는데도 대북제재보다는 경제협력에만 매달린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우방국들에게 불신을 자초한 것과 같이 문 대통령의 ‘북한 우선주의’도 우방국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

넷째, 문 대통령은 트럼프처럼 자신의 정책이 국익을 저해해도 수정 없이 밀어붙인다. 트럼프가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고 이란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처럼 문 대통령도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일위안부합의서 폐기, 탈원전, 주52시간 근로 단축, 과도한 최저임금제 인상 등을 강행한다.

다섯째, 문 대통령도 트럼프와 같이 적지 않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트럼프는 지난 4년 동안 거짓말을 무려 2만여 번 토해냈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트럼프를 ‘거짓말쟁이’ ‘협잡꾼’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도 ‘공정’과 ‘정의’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실제로는 반대로 갔다. 또 그는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삼겠다고 선언했지만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따름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불명예 단임으로 끌어내린 문제점들을 값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문 대통령도 앞으로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 트럼프의 추한 실책을 되풀이한다면, 자신도 트럼프처럼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아일랜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합리적인 인간은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지만,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이 자기에게 적응하라고 고집한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도 1980년대 낡은 운동권 의식에서 벗어나 2020년대의 변화된 세상에 적응해야 한다. 그래야만 트럼프처럼 국민들의 조롱거리로 몰락하지 않고 쇼의 말대로 “‘합리적인 인간’으로 존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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