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한길리서치)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법치 붕괴에 대한 국민 우려가 본질이다. 지지할 사람이 없어 더 나은 사람을 찾으려는 국민의 정치적 열망이지만, 여론은 조석(朝夕)으로 표변하는 법이다. 더구나 윤 총장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을 영어의 몸으로 만든 정치적 한계가 있다.

그래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당내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느 정도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지금 세 사람(유승민, 오세훈, 원희룡)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 4개월도 남지 않았다. 현재의 정치 구도나 정국 상황을 보면 보수 우파의 정권탈환 가능성이 크지 않다. 보수 우파에는 지지율 5%를 넘는 후보도 잘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 탄핵 찬반으로 갈린 보수 우파 분열로 탄핵의 주역들은 야권 대선후보로 선출되기가 쉽지 않은 구도다.

보수 우파의 대선후보군은 국민의힘 밖에서도 찾아야 한다.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결정적 이유는 공화당의 보수적 가치를 훼손한 데 대한 집토끼의 반란”이라며 “공화당의 아성이던 애리조나, 조지아주를 내준 것은 한국에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지역을 민주당에 내준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탄핵 당시처럼 궤멸된 당을 안고 대선을 맞이한다는 것은 지옥 같은 일”이라며 좌클릭 정책을 앞세워 당 이미지 쇄신을 시도 중인 김종인 위원장을 비판하고 있다.

올해는 6.25 남침 제 70주년이 되는 해로 코로나 19로 인한 비전통적 안보위협이 가중되고 있고, 현 정부의 종(從)북·원(遠)미·반(反)일·친(親)중 노선으로 한미동맹이 위협받고 있으며 외교적 고립이 일상화되어 있다.

최근의 국제 외교안보 환경은 미·중의 패권(覇權)경쟁이 동아시아 질서의 새로운 재편으로 연결되고, 북한은 60여 개의 핵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 비핵화는 해결이 난망(難望)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 정부의 좌편향 경제정책으로 경제위기 역시 우리의 앞날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폐암 말기 상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방향을 상실한 외교 안보와 경제 환경을 극복해야 하는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발등의 불이 된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을 위한 대응방향과 항구적인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방략(方略)을 보수 우파의 ‘공동집권 구상’에서 찾을 수 있다.

안보와 경제만 놓고 본다면 경제보다는 안보가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이지만 안보는 죽고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6.25 이후 3000번의 도발이 있었는데, 모두가 북한의 도발이었다. 육영수 여사 암살, 아웅산 테러, 제1·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강화도 포격도발 등 끊이질 않았다.

6.25 남침 70주년에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피살됐다. 최악질의 반민족 범죄자인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치켜세우는 음울한 종북주의자들이 현재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임을 자임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대정신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신자세나 가치로 해석할 수 있다. 2002년 노무현의 ‘낡은 정치 개혁’, 2007년 이명박의 ‘경제 대통령’, 2012년 박근혜의 ‘복지와 경제민주화’, 2017년 문재인의 ‘통합과 정의’는 당시의 시대정신이었다.

작금 안보와 북한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2022년의 시대정신은 무엇이 될까. 필자는 ‘분단체제 극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불멸의 시대정신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이 안보전문가다.

지금 보수 우파 진영의 대선주자군들 중에는 압도적인 후보가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이 열세인 상황에서 보수 우파 후보들이 연대해서 ‘공동집권’ 구상을 잘 실행해야 실낱같은 가능성이 생긴다. 권력은 나눌수록 커지는 법이다. 예비 후보별로 경쟁력 있는 분야를 분담한다면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차기 야권의 대선후보는 철저한 보수우파의 정신으로 무장된 사람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울 수 있는 투사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군인은 자기 생명을 버려서라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존재다. 외교관이 ‘평화는 대화로 지킨다’면 군인은 총으로 국민을 지킨다.

보수 우파 내에서 안보전문가 대선후보들이 있는지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이 북한을 다루면서 끝내 외면한 문제는 바로 ‘북핵·인권·국방개혁’이라고 진단하고 있는 3성장군 출신의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도 지켜볼 만한 대상 중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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