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
뇌하수체 시상하부 작용→배란 억제→수정란 착상 교란

20대 비혼 남녀 중에서 86%가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피임법에 대한 통계를 보면 피임약의 경우 10.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구피임약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알맞은 시기에 복용하고 있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경구피임약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경구피임약이란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피하고자 복용하는 약제다. 피임약은 전통적인 가족 구조를 해체시키고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할 정도로 지난 세기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발명품 121가지 중에 포함되어 있다.  경구피임약의 복용률과 인공 임신 중절률 간에는 반비례가 성립된다. 피임약 복용률이 가장 높은 네덜란드는 인공 임신 중절률이 매우 낮다. 경구피임약이 여성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막연한 선입견으로 복용을 꺼리는 여성이 많기도 하지만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보다 여성의 건강에 더 해로운 것은 없다. 건강한 젊은 여성이 복용할 경우 부작용으로 인한 문제는 미미한 정도이므로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다.

그리고 피임을 위해서만 처방되는 약이 아니며 생리 주기를 조절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여드름, 월경전증후군, 생리통, 다낭성 난소 증후군과 같은 여성호르몬 관련 질환을 개선할 목적으로 처방되기도 한다.

경구피임약에 대해서 알고 복용하기 위해서 원리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다. 복합경구 피임제의 주된 작용 기전은 배란 억제다. 뇌하수체와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배란을 막고 자궁내막을 얇게 유지시켜 수정란의 착상을 교란시킨다. 그리고 자궁경부 점액을 끈끈하게 해 정자가 자궁 내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한다.

경구피임약의 올바른 복용 방법은 배란일 또는 성관계 시에만 피임약을 먹어도 피임이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으로 피임약은 생리 주기 첫날부터 복용해야 하며 첫 달은 피임률이 높지 않아 콘돔 등 이중으로 피임을 할 것을 권한다.

피임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월경 첫날부터 21일간 매일 하루 한 알 복용 이후 7일간의 휴약기를 갖는다. 보통 휴약 2~4일경 출혈이 있다. 7일 동안 쉬었으면 출혈 여부와 상관없이 8일째부터 다시 새 피임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된다. 피임약에 따라서는 월경 첫날부터 연분홍색 약을 24일간 복용한 후 이어서 흰색 약을 4일간 복용한다. 3번째 흰색 약을 복용할 때쯤 출혈이 있으며 출혈이 끝나지 않았더라도 28알의 복용이 끝나면 다음 날부터 새 피임약 복용을 시작하면 된다.

생리 주기 조절을 원하는 경우에는 생리 예정일 최소 일주일 전부터 하루에 한 알씩 원하는 날까지 연속해서 복용한다. 저용량 제제의 경우 최소 10일 전부터 복용 시작을 해야 하며 복용을 중단하면 2~4일 후 월경이 시작된다.

다음으로는 피임약과 가임 능력 간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다. 피임약을 오랫동안 먹으면 임신하기 힘들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사항이며 경구 피임약은 여성의 가임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의 대규모 임상실험에서 피임약 복용 중단 후 임신이 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2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2년 이내에 임신에 성공한 확률은 88.3%로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군의 성공률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피임약의 2년 이상 장기간 복용할 경우도 여성의 가임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입증되었다.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바로 다음 달부터 정상 임신이 가능하며 일부 여성에서는 이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대개 2~3개월 이내 정상적인 임신 능력을 회복하게 된다.

피임약의 암 발생률 상관관계
 
유방암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는 경구피임약과 유방암의 발생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유방암 이외 양성 유방 종양의 빈도는 감소한다. 난소암은 5년 이상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난소암 발병률이 60% 감소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복용을 중단한 후에도 최소 15년간 효과가 지속된다. 자궁내막암의 경우 5년 이상 복용할 경우 50% 발병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외에도 골다공증 예방, 대장암의 감소, 류마티스 관절염 감소, 여드름 치료 갱년기 증상 치료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피임약의 부작용 및 관리법은 초기 피임약의 부작용으로는 오심, 복부팽창, 돌발 출혈 등이 있는데 이는 세 번 정도의 주기를 거치면 호르몬 수치가 몸에 적응되어 자발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약 종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약을 변경하거나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만 피임약을 복용하게 되면 혈전의 위험이 2배 정도 높아지는데 기존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그 위험도가 훨씬 높아지기 때문에 금기로 되어 있다. 젊은 여성의 혈전 발생 확률은 대략 만 명당 2~5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피임약을 복용하게 되면 이에 2배 즉 1/10000의 확률이지만 피임약을 복용하면서 흡연을 하였을 경우는 혈전 발생률이 10배 증가하게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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