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홀춤’
7인 특유의 방식으로 풀어낸 순간의 표정·시선의 변화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국립극장 국립무용단은 오는 11월27일부터 28일까지 중견 춤꾼 독무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연 ‘홀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는 오랜 연륜과 내공을 갖춘 중견 단원의 노련한 춤사위와 안무로 채워질 예정이다.

‘홀춤’에서 선보이는 7편의 작품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 순간의 표정과 시선의 변화를 춤으로 승화시킨 감정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한다. 작품은 지난 4월 전통춤의 재창작을 주제로 국립무용단원 대상 작품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8월 중간 시연을 거치며 무용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작품을 다듬었다. 

안무가 7인으로 구성되는 전통춤은 현대적인 정서와 미감으로 풀어낸 7편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무용단 군무의 중심을 맡아온 김원경은 부채산조 ‘금향무’를 통해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의 춤사위를 유려한 몸짓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다음으로 100여 편이 넘는 무용단 작품에서 맹활약한 국립무용단 수석 윤성철의 ‘산산·수수’에서는 풍류를 즐기는 사내의 호탕한 모습을 한량무를 통해 보여 줄 예정이다. 특히 이 작품은 기존의 변화무쌍한 자연의 이치를 엮어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7인의 작품 중에 인생 발자취를 되짚어 보며 삶의 깊은 성찰을 녹여 낸 박영애의 ‘삶-풀이’는 살풀이춤의 한과 통영진춤의 멋이 어우러진 인생의 희로애락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처음 시도되는 승무 북 가락과 진도북춤의 접목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대표 여성 예술가 신사임당의 예술적 성취와 깊은 내면을 춤으로 승화시킨 조수정의 ‘산수묵죽’은 붓을 대신한 부채와 섬세하고 품위 있는 춤으로 표현하는 시문과 그림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살풀이춤과 무당춤을 소재로 삼은 이소정의 ‘푸너리’는 막대기에 긴 천과 방울을 연결해 액을 몰아내고 살을 푸는 과정을 원형과 곡선의 춤사위로 새롭게 재현한다. 춤으로 감정을 묘사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닌 정현숙의 ‘심향지전무’는 무속에서 유래된 신칼대신무의 강렬함과 신성함을 극대화한 춤사위로, 한을 신명으로 승화시키는 새로운 의식무를 만들어 낸다.

공연을 준비 중인 관계자는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해 온 7인은 올봄부터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안무 구성과 춤 연습에 매진해 왔다. 뛰어난 기량과 암무 역량으로 재해석한 한국전통의 멋과 독무를 응축된 에저지로 발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홀춤을 통해 발표된 작품이 ‘가악악칠채’에 이어 또 하나의 국립무용단 레퍼토리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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