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차 조선노동당 정치국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뉴시스]
제18차 조선노동당 정치국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뉴시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강하게 비판한 ‘평양의대의 범죄 행위’에 부정 입학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확대)회의는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열렸다”며 “최고 존엄(김 위원장)은 평양의대 당 위원회가 저지른 엄중한 범죄 행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금 북한에서는 뇌물과 뒷배(인맥)가 없으면 대학 입학이 어렵다”며 “그중에서도 졸업만 하면 바로 의사 자격을 얻는 평양의대는 그야말로 입학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기로 소문이 나 있다”고 했다.

그는 “평양의대는 들어갈 때도 힘들지만 의과대학이라는 특성상 졸업하기도 매우 어렵다”며 “일단 입학한 후에도 대학 당 위원회와 교수들에게 일상적으로 뇌물을 줘야 졸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평양의대는 북한의 보건의료제도의 근간 역할을 수행했다”며 “평양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평양과 전국 주요 병원과 보건 관련 기관의 간부로 활동하며 국가 의료체계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얼마 전부터 평양의대 출신의 젊은 의사들이 배치받은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의료사고가 속출했다. 사망한 환자 중 간부와 돈주(신흥부자)의 가족이 많은데 이들이 중앙에 신고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고 말했다. 

뇌물을 주고 입학·졸업한 의사들이 늘며 전국의 주요 병원에서 크고 작은 의료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북한 소식통도 RFA에 “평양의대의 범죄 내용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주민 회의가 열리고 있다”며 “주민을 상대로 반사회주의 범죄 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투쟁을 크게 벌이라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최고 수준의 의과대학이라는 평양의대 출신 의사들도 믿을 수 없게 되었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라며 “최고 실력의 의사를 양성하던 평양의대가 어쩌다가 고위층과 돈주들의 능력없는 자식들을 뇌물로 입학시키고 졸업시키면서 엉터리 의사들을 길러내게 되었는지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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