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 [일요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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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예술을 통해 나뿐만이 아닌, 상처를 겪고 있는 많은 사람을 치료하고 위로하고 싶어요.”

팝아티스트 낸시랭이 개인전 ‘스칼렛 페어리(Scarlet Fairy)’를 통해 이루고 싶은 소망을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 기자간담회에서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스칼렛 페어리’는 ‘시선37.7도’, ‘스칼렛 판타지’에 이어 낸시랭이 올해 세 번째로 여는 개인전이다. 낸시랭이 이야기하는 스칼렛’은 ‘낙인찍힌 여성’이란 뜻을 담고 있다. 여기에 상처를 치유해주며 꿈을 이루어주는 요정 콘셉트를 더해 ‘스칼렛 페어리’라는 주제를 잡았고, 이를 담아낸 다양한 하이퍼 리얼리즘 오일 페인팅 신작을 선보였다. 또 캔버스 200호 사이즈의 대작 극사실주의 유화 작품을 공개했다.

낸시랭 [일요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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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에서 ‘스칼렛’ 시리즈의 영감을 받았음을 전했다. 그는 “낙인찍혀 고통 받는 여성을 그린 영화인데, 나는 리벤지 포르노 공개 협박, 폭행 등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겪었다”며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전 세계 여성들이 겪는 불합리한 고통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낸시랭은 지난 2017년 12월 왕진진(본명 전준주)과 결혼한 뒤 이혼하는 과정에서 큰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낸시랭은 “나와 함께 방송을 했던 구하라, 설리가 동시기에 극단적 선택을 해 마음이 아팠다. 나 또한 포르노 리벤지 사건이 있을 때 극단적 선택을 할 뻔했다”며 “힘든 일을 겪으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 같다. 그나마 난 나만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티스트다보니 작품에 몰입하면서 상대적 고통을 덜 느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지난 9월10일 낸시랭은 마침내 왕진진과의 이혼 소송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왕진진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이혼 위자료 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혼 심경을 묻자, 낸시랭은 “난 웨딩화보도 찍은 적이 없고 웨딩드레스도 입은 적이 없다. 상대의 설득에 의해 혼인신고만 했는데 이혼을 할 때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 느꼈다”며 “요즘 내가 얼굴이 좋아졌다는 얘길 듣는다. 이번 판결이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에 대한 위로가 됐다. 너무나 속시원하다”고 후련한 마음을 털어놨다.

낸시랭 [일요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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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서 낸시랭은 포토타임을 갖고 '코코 샤넬'과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는 등 밝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낸시랭은 “아티스트들이 아픔을 겪어야 한다는 말을 예전에 들었을 때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는 나만의 아픔을 좀 더 넓게 보고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달라진 부분을 전했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전을 개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목표를 전한 낸시랭은 “내 개인전을 본 사람들이 ‘색채가 아름다워서 보기만 해도 막혔던 숨이 트인다’, ‘수호천사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을 해준다. 나 역시 ‘스칼렛 페어리’가 아픔을 치유해주는 긍정적인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한편 낸시랭은 오는 12월23일부터 2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아트쇼’ 아트페어에서 AP갤러리 초대작가로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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